소매치기 당한 「투병성금」…계훈제씨 성금 680만원빼가

  • 입력 1998년 12월 23일 08시 06분


지병인 폐질환과 골다공증으로 투병중인 재야원로 계훈제(桂勳梯·78)씨를 돕기 위해 모금된 성금이 입금된 은행계좌의 현금카드가 분실된 뒤 돈이 모두 빠져나가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계씨의 간병을 돕고 있는 윤여련(尹汝連·45)씨는 19일 오후 지하철 4호선 신용산∼상계역 구간에서 현금카드가 든 지갑을 소매치기 당한 사실을 21일 뒤늦게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서울 중랑경찰서는 각계에서 보낸 성금 2천5백여만원 중 계좌에 남아있던 6백80만원이 4개 은행에서 21차례에 걸쳐 전액 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국민은행 망우지점 폐쇄회로TV에 포착된 20대 남자를 추적중이다.

윤씨는 경찰에서 “범인이 카드의 비밀번호가 지갑속 명함에 적혀있는 호출기 뒷번호와 일치하는 점을 알아내 돈을 빼간 것 같다”며 “부주의로 인해 계선생님과 성금을 보내 주신 분들에게 누를 끼치게 돼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계씨는 9월 중순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있으며 현재까지 병원비가 4천여만원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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