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17일]첫서리…가을은 깊어가고

  • 입력 1998년 10월 16일 19시 12분


상강(霜降)을 엿새 앞둔 첫서리 소식. 처음 내리는 ‘묽은’ 서리라 해서 무서리. 무서리는 가을의 맑고 바람 자는 날을 골라 ‘첫날밤’에 든다.

이제, 가을은 깊어, 열매를 떤 맹감나무 날로 여위어 가고, 새벽 우물물을 긷는 두레박에선 살얼음의 내음이 맡아지나니, 뉘라서 이른 서리를 탓할까. 다만, 입춘을 지나 88일을 더 내린다 해서 ‘88야(夜) 이별 서리’라 했으니, 얼마나 더 춥고 가난한 시간을 건너야 할지…, 스산함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흐리고 남부지방 비. 아침 9∼17도, 낮 21∼23도.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흰 갈매기는 사막에서 잠들 수 있을까/…얼마나 오래 그 자리에 서 있어야/산은 바다가 될까/…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사람들은 자유로워질까…’(보브 딜런)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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