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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0월 14일 0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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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은 모기업의 부도로 자체 안전진단을 못하고 있는 나산백화점 건물에 대해 8일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지하 2층 주차장 바닥과 5개의 기둥에서 최고 8㎜의 심각한 균열이 발견돼 건물을 재해위험시설물로 지정하고 폐쇄했다고 13일 밝혔다.
구청측은 이에 따라 입주 상인들을 내보낸 뒤 인근 지하철 7호선 공사장에 있던 코오롱건설 관계자들을 동원해 금이 간 기둥을 철골 H빔으로 보강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는 한편 용역회사를 통해 정밀안전진단과 원인조사를 실시중이다.
이갑규(李甲揆)건축과장은 “기술자문단인 ㈜효림구조안전기술연구소와 합동으로 건물을 점검한 결과 균열이 생긴 기둥에서 2∼3m 떨어진 건물 밖 지하철 공사장에서 전해진 충격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하철건설본부측은 “균열이 생긴 기둥 밑에 묻혀 있는 지하탱크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지하철 공사 때문에 생긴 균열은 아니다”며 “문제의 기둥이 보수공사를 거듭해온 점으로 보아 기둥이 건물 하중을 견디지 못하는상태인 것 같다”고주장했다.
문제의 건물은 진영건설이 83년8월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지어 영동백화점으로 문을 열었다가 수년 전 나산그룹에 넘어갔다.
그러나 1월14일 모기업이 부도나면서 백화점은 문을 닫았으나 지난달부터 상인 2백여명이 1층 60개 매장에서 영업을 계속해왔다.
이 건물은 분기별로 자체 안전점검을 실시한 뒤 구청에 결과를 통보해야 하는 법정시설이지만 나산이 부도난 뒤 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 강남구청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도 균열이 심각한 상황까지 진행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건물처럼 분기별로 자체 안전점검을 해야 하는 건물은 6백여개, 매년 2회 안전점검을 해야하는 건물은 2천7백81개다.
〈이진영·윤종구기자〉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