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절단」강도사건]경찰,엉뚱한 방향 수사 망신

  • 입력 1998년 9월 13일 19시 07분


경찰은 처음부터 강종렬씨의 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바람에 수사의 초점을 놓쳐버렸다.

우선 돈이 목적인 ‘3인조 복면 강도’가 셋방에 사는 강씨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것부터가 이상했으나 경찰은 이를 간과했다. 또 범인들이 도로쪽에 붙은 셋방의 출입문을 부수고 침입한 흔적도 없었다. 사건 현장에 옷가지가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도 흉기를 든 떼강도의 소행으로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처음에 강씨는 경찰에게 “범인이 떠난 뒤 옷가지로 묶인 손발을 풀고 경찰서에 신고했다”고 말했으나 아들이 먼저 전화로 신고한 것도 이상한 대목이었다. 그런데도 경찰은 강씨와 아들의 진술만 믿다 망신을 당했다.

경찰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떻게 아버지가 아들의 손가락을 잘랐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마산〓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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