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하반기 大卒공채 『全無』…최악 취업난 예고

  • 입력 1998년 6월 21일 18시 30분


올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주요 기업들의 신입사원 공채가 사실상 전무(全無)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19만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내년도 대학 졸업예정자 와 올 하계졸업예정자 대부분이 취업의 문턱에 가보지도 못한 채 실업자 신세가 될 전망이다.

취업전문지 ‘인턴’이 최근 30대 그룹 계열사를 포함, 9백개 기업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공채여부를 조사한 결과 하반기에 사원 공채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19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들 기업도 구체적인 시기와 인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7백80여개 기업은 아예 채용 계획이 없으며 1백여개 기업은 수시채용이라는 원칙만 세워놓은 실정.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및 올 상반기 공채의 실종으로 취업 기회를 잃은 취업 재수생과 올 하계 대학 졸업예정자 및 내년 2월 졸업예정자들은 공채를 통한 취업을 사실상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올 하반기의 경우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삼성전자 대홍기획 대한생명 롯데백화점 동부정보기술 등이 공채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시기와 인원은 미정이다. 30대 그룹 계열사 외의 기업 중에서는 벤처기업인 정일이엔씨와 테크누리 등이 하반기 공채를 계획하고 있지만 채용 규모가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이밖에 한불화장품 이건산업 조일알미늄 등 제조업체가 10∼40명 내외 수준에서 공채를 실시할 예정이다.

작년의 경우 50개 그룹 8백82개 계열사의 대졸 신규채용 규모는 2만5천4백40명이었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이 국제통화기금(IMF)한파를 겪으면서 발령을 유보하는 사태가 발생, 여기에서 파생된 대기발령자 숫자까지 합하면 대졸 실업자문제가 큰 사회문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13만여명의 신규실업자가 발생했으며 그 중 상당수가 대졸 미취업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턴 관계자는 “하반기 공채의 경우 각 기업이 대개 7월말이나 8월초에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짓는 경우가 많다”고 전제한 뒤 “최근 각 기업이 구조조정 정리해고 등을 겪으면서 채용여력이 더 줄어들고 있어 그나마 공채계획을 갖고 있던 기업도 취소할 가능성이 있어 올해는 사상 유례없는 취업난이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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