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안양 부동산업자 부부살해 용의자 또 놓쳐

  • 입력 1998년 1월 14일 19시 42분


14일 새벽 경기 안양에서 경찰이 부동산업자 부부를 살해한 20대 범인을 또다시 눈앞에서 놓쳤다. 이날 오전 3시40분경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1동 삼성산 국기봉 입구에 주차된 레간자승용차와 아반떼승용차에 박경재(68·부동산업·인천 남구 학익동) 맹철복씨(67·여) 부부가 각각 숨져 있는 것을 출동한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2시45분 ‘탈옥수 신창원과 외모가 비슷한 운전자 등이 승용차를 몰고 삼막사쪽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안양경찰서 석수파출소 김모경장 등 3명은 오전 3시40분경 파출소에서 7㎞ 가량 떨어진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빙판길이어서 순찰차를 밀어가며 출동하느라 1시간이나 걸렸다는 것. 김경장 등은 도착 즉시 현장에 앞뒤로 나란히 서 있던 경기 39나 ××75 아반떼승용차와 충남 44나 △△78 레간자승용차에서 남자 2명이 내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김경장 등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자 이들 가운데 한명은 유모씨(26·경기 광명시 소하동·강도상해 등 전과5범) 명의의 운전면허증을 내놓았다. 다른 한명은 슬그머니 도망가기 시작했다. 김경장 등이 이들을 가로막으려는 순간 레간자승용차 앞바퀴쪽에 비스듬히 쓰러져 있는 사람이 보여 “이게 뭐야”라고 소리치자 범인들은 동시에 산으로 도망쳤다. 김경장 등은 추적을 포기했다. 경찰은 “어둠침침하고 산세가 워낙 험해 수색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김경장 등은 범인을 놓친 뒤 레간자승용차 앞바퀴쪽에서 살해된 박씨와 아반떼승용차 뒷좌석에 안전벨트로 목이 감긴 채 숨져 있는 맹씨를 발견했다. 박씨 가족들은 “13일 밤 10시반경 남자 두명이 집으로 찾아와 박씨를, 밤 11시경에는 또다른 남자 한명이 찾아와 맹씨를 각각 데리고 나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운전면허증의 주인인 유씨가 아반떼승용차 차주의 아들임을 밝혀내고 유씨의 행방을 찾고 있다. 경찰은 또 레간자승용차의 주인 고모씨(33·강도상해 등 전과3범)도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레간자승용차 안에는 12일 인천에서 도난당한 차량 번호판 4개와 생선회칼과 망원경이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부동산거래와 함께 어음할인도 해왔다는 가족의 진술에 따라 금품을 노렸거나 원한관계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양〓나성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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