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능점수 공개 진통…서울大등,『학과서열 조장』반발

  • 입력 1997년 11월 4일 19시 53분


대입 수험생의 진학자료로 제공하기 위해 97학년도 각 대학 학과별 합격자의 수능평균 등 전형자료를 공개하려던 교육부의 방침이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대학별 진학정보를 올해 상반기까지 공개할 방침이었으나 각 대학이 제출한 입시자료에 대해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10월말로 연기됐었다. 그러나 서울대는 10월초 『학과별 수능평균 학생부평균 등 입시자료를 대교협에 제출한 뒤 각 학과의 내부 반발이 크다』며 『학과별 성적이 공개될 경우 대학간 학과간 서열화를 조장, 성적위주가 아닌 다양한 전형방법을 권장하는 교육부의 방침에도 어긋난다』며 교육부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명현(李明賢)교육부장관은 수능성적 공개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해당부서에 재검토 지시를 내려 교육부조차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 이외의 다른 일부 대학도 수능성적이 공개될 경우 인기학과에만 지원자가 편중되는 등 학생모집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공개를 꺼리는 형편이다. 자료발간의 실무를 맡은 대교협은 각 대학에서 입시자료를 제출받아 인쇄준비까지 마친 상태에서 제동이 걸려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확한 입시정보를 원하는 수험생의 현실적 요구도 이해하지만 수능성적이 공개됐을 때의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며 『대교협 서울대 등과 보완방안을 논의, 수능시험 뒤에 자료를 발표할 수 있도록 의견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많은 학부모와 입시관계자들은 『당초 교육부가 진학지도를 위해 수능성적을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한 만큼 빨리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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