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분향소 표정]KAL괌지점장,아내영정보고 통곡

  • 입력 1997년 8월 13일 19시 56분


13일 대한항공기 추락사고 희생자 10명의 유해가 안치된 고려대안암병원 등 4곳과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강서구 화곡동 88체육관은 유족들의 통곡과 오열로 울음바다를 이뤘다. ○…부인의 시신과 함께 귀국한 대한항공 괌지점장 朴琓淳(박완순·44)씨는 오전 8시반경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시체 안치실로 달려가 부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으며 오열. 이번 사고로 부인과 아들(12)을 잃고서도 사고상황 파악과 대책 논의로 슬퍼할 겨를도 없었던 박씨는 부인의 유품인 감청색 한복과 빨간색 꽃신을 영정 앞에 바친 뒤 『정말 사랑했소. 미안하오』라며 통곡. 박씨는 부인의 장례가 끝나면 기적적으로 살아나 인하대병원으로 후송된 딸 주희양(16)을 만난 뒤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다시 괌으로 달려가야 할 처지. ○…辛基夏(신기하)의원 일행 22명 가운데 광주 동구의회 郭成才(곽성재·47)의원의 시신이 광주공항에 도착하자 고교 3학년 아들과 함께 공항에서 기다리던 곽의원의 부인 李五峰(이오봉·46)씨는 『열희 아빠 이대로 가면 어떻게 해』라며 오열. ○…88체육관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2백54명의 탑승자 중 생존자 28명, 승무원 19명을 제외한 2백7위의 위패가 걸렸다. 오는 9월 영혼결혼식을 올리게 될 黃勝玄(황승현·27) 金南京(김남경·23·여)씨(본보 13일자 38면)는 미혼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가 개별적으로 놓인 것과는 달리 나란히 안치돼 눈길. ○…13일 새벽 괌 현지에서 유가족과의 협상끝에 10구의 시신이 서울로 운구될 예정이었으나 시신 1구가 뒤바뀌어 유족측이 한때 농성하는 등 거세게 항의하는 바람에 비행기가 1시간가량 늦게 출발. 〈괌〓특별취재반·서울〓정위용·이승재·박정훈기자·광주〓김 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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