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종일/경조사 부조금 가계부담

  • 입력 1997년 3월 19일 08시 06분


우리의 일상생활에는 크고 작은 경조사가 있어 축하나 위로 격려의 인사를 하게 된다. 좋은 일에는 축하를, 슬픈 일이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에게는 아픈 마음을 달래고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하여 위로와 격려를 하는 게 인사다. 이때 축하 위로 격려의 인사는 서로의 친숙과 존경의 정도를 더욱 깊게 한다. 그런데 요사이 경조사 부조금이 친숙과 존경의 정도를 해치는 부담금이 되고 있어 문제다. 나는 지난달에 모두 29장의 결혼식 청첩장을 받았다. 각각 3만원씩을 부조한다 해도 87만원이란 돈이 지출된다. 그뿐인가. 문상을 하거나 봉투만 보낸 부조금도 10건은 된다. 나는 결코 50만의 선량도 아니고 그렇다고 알만한 위치에 있는 공직자도 아니다. 조그마한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박봉에 시달리며 불평 한마디 없이 가정사를 꾸려 나가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정말 이건 부조금이 아니라 부담금이다. 생활이 기울 정도로 부조금이 들어가니 이건 너무하다. 이제는 미풍양속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의 부조금이 되었으면 한다. 경조사때 도와주는 양속(良俗)이 돈 때문에 귀찮게 여기고 피하게 되는 악습(惡習)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경조사 경조비에 대한 법제화가 하루 속히 이루어져야 하겠다. 이종일(청북 청주시 상당구 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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