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낙원씨 법정구속안팎]불구속기소 검찰 공신력 타격

  • 입력 1997년 2월 24일 20시 22분


법원이 24일 카지노업계의 대부로 알려진 전파라다이스투자개발 회장 田樂園(전낙원·70)피고인을 법정구속한 것은 개정 형사소송법의 시행에 따라 불구속재판을 원칙으로 하더라도 죄질에 따라 과감히 법정구속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특히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고령과 지병악화 등을 이유로 내세워 전씨를 불구속기소한 검찰의 결정을 뒤집은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전씨를 법정구속한 崔貞洙(최정수)부장판사는 『피고인이 고령이고 휠체어를 타고 왔다는 이유만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면 「중죄에는 중벌」이라는 법원의 대원칙이 지켜질 수 없다』며 법정구속이유를 설명했다. 최부장판사는 또 『법원은 우선 죄에 상응하는 벌을 내릴 의무가 있고 피고인의 병이 악화되면 형집행정지신청이나 병보석 등 법절차에 따라 신병문제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판결은 각종 비리사건에 연루돼 현재 해외도피중인 비리사범들에 대한 법원의 엄중한 경고로 해석된다. 아울러 일부인사들이 해외에서 귀국하면서 신병을 이유로 전씨처럼 병원에 입원, 구속을 피해온 관행에도 제동을 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범죄의 책임자가 해외도피한 채 검찰수사에 응하지 않은 것은 죄질이 무거운 만큼 전씨가 자진귀국해 자수한 것을 감형의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귀국, 『병으로 죽기 전에 재판을 빨리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던 전씨는 결국 기대와는 달리 상당기간 영어(囹圄)의 신세가 됐다. 전씨는 지난 93년 5월 문민정부 초기에 검찰의 슬롯머신 수사가 본격화되자 심장병치료 등을 이유로 해외로 도피, 기소중지됐다 지난해 극비리에 귀국했다. 전씨는 재판과정에서 『케냐에 건설한 파라다이스호텔은 현지는 물론 아프리카 전역의 관광명소가 돼 오히려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며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사건에서도 검찰이 대기업의 엄청난 규모의 탈세부분은 문제삼지 않은 만큼 본인의 행위는 훨씬 가벼운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전씨는 또 자신이 월드컵유치에 공헌하는 등 국위선양에도 기여했다고 주장해왔다. 전씨는 90년 초 국내 13개 카지노 업소중 워커힐호텔 카지노를 포함한 5개의 업소를 소유했던 카지노 재벌로 탈세 등을 통해 조성한 거액의 비자금으로 정 관계에 막강한 비호세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중·신석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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