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채권관리팀」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A차장은 (본사) 이사와 고교동문, △△팀장과 동향(同鄕)…」이라는 기록이 화면에 나타난다.
한보그룹 비서실이 지난해 10월 임원들에게 자신과 관련이 있는 그룹외 유명인사를 기록한 「지인(知人)카드」를 작성토록 하고 활용한 것으로 드러나 정계 및 관계에 조직적인 로비를 벌여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는 임원 외에도 전사원에게 같은 카드를 작성토록 해 「전사원의 로비스트화」를 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한보그룹 한 인사관계자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부터 지인카드를 만들라고 했다』며 『이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S모이사를 팀장으로 삼아 본격적인 카드화작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 카드에는 사원들이 알고 있는 △정치 법조 금융 관계인사 △동향 △고교 및 대학 동문 유명인사 명단과 자신의 친밀도가 꼼꼼하게 기록돼 있다.
한보그룹의 한 관계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유명인사를 적어 내라는 지시가 내려왔을 때 아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무능한 사람으로 취급당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지인카드는 대외업무를 추진할 때 활용하고 업무를 인계할 때는 후임자에게 반드시 넘겨 줬다』고 밝혔다.
〈田承勳·丁偉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