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이 검찰의 본격수사 및 압수수색에 앞서 비자금장부 등 회계관련 핵심자료들을 빼돌리고 그룹의 자금운영 실무를 맡은 핵심간부들이 돌연 해외로 출국하거나 잠적한 것으로 밝혀져 한보측이 조직적으로 불법비리에 관련된 증거를 은폐하려했다는 의혹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30일 법무부와 검찰, 한보그룹에 따르면 한보그룹 재정본부 재정팀장 金大成(김대성)상무와 徐聖河(서성하)부장 등 2명이 그룹부도 이틀 뒤인 지난 25일 갑자기 해외로 출국했다는 것이다.
김포출입국관리사무소에 문의한 결과 김씨 등은 25일 오후9시10분경 싱가포르항공 015편으로 김포공항을 출발, 싱가포르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재정팀 소속 芮炳錫(예병석)차장은 지난 26일 회사에 사표를 내고 집을 떠나 회사관계자나 가족과의 연락을 끊은 채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보그룹측은 또 검찰의 압수수색 실시 4일전인 지난 24일 출국한 서부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92∼94년 공식회계장부 △융통어음 발행 및 사채조달 관련자료 △비자금 관련자료 등을 빼돌리거나 문서파쇄기 등을 이용, 모두 폐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河宗大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