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대학재학중의 성적은 물론 대입수능 성적도 좋아야 취직이 잘 될 전망이다. 신입사원 채용 때 대입학력고사 점수를 지원서류에 기재하도록 해 채용여부 결정에 반영하는 기업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이 100% 출자한 자회사인 한국통신케이블TV는 지난해에 이어 지난 10일 끝난 올 신입사원 서류전형에서 총점 1백점 만점(자격증이나 수상경력 등에 대한 가산점 제외)에서 대입학력고사 점수를 30%나 반영했다.
사무기기 전문업체인 한샘퍼시스와 컴퓨터업체 팬타컴퓨터도 올 입사지원서에 학력고사 성적을 기재하도록 요구했다.
또 한국통신도 올해 사설입시전문기관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가 작성한 대학입시용 참고자료인 「학교별 과별 지원가능 점수표」를 토대로 지원자의 출신학과를 차등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내부평가 결과 대입 학력고사 성적이 우수한 사원이 회사에 들어와서도 일을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나 신입사원 채용에서 학력고사점수를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추세라면 각 기업체들은 93년 이후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대학에 입학했던 졸업생에 대해서는 수능점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채용방법에 대해 대학관계자와 입사지원자들은 『개인의 창의력과 독창성을 중시하는 추세와 맞지 않고 제도적으로도 문제가 있으며 결과적으로 일류대 졸업생만 유리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각 대학은 『교육부지침에 따라 입학관련자료를 4년간 보관한 뒤 파기하고 있기 때문에 졸업생의 학력고사 점수를 확인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통신케이블TV측은 이에 대해 『학력고사 점수를 기재하지 않은 지원자에게는 30점 중 기본점수 23.06점만 줬다』며 『교육부에 문의하면 학력고사 성적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점은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다행히 이번 채용에서 학력고사 점수차가 당락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 산하 국립교육평가원 관계자는 『교육부는 특정 학생의 학력고사 점수를 알고자 하는 문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취직시험에까지 대학 입학 당시의 점수를 반영한다면 수험생의 입시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모범을 보여야 할 공기업이 그같은 채용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李澈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