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8.22대톨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의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22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현재 한·미 동맹은 경제·통상과 안보 양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우리나라가 타결한 한미 관세 및 무역 협상, 그리고 양국 정상회담 의제로 부상 중인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한미 동맹 현대화,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한미 동맹 현대화’가 “군사 긴장의 심화가 아닌 한미연합 전력이 강화되는 방안”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미 정상회담의 목표에 대해 “안보 측면에서 한미동맹의 현대화”라고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날 북핵 미사일의 위협 증대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한반도 불안정성이 커졌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서 동맹을 더 강화하는 방안으로 우리 국익에 맞게 (동맹) 현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생각하는 동맹 현대화는 한미 간 연합 방위 태세를 더 강화하고 우리 안보가 더욱 튼튼해지는 방안, 우리가 더 많은 기여를 해서 우리의 군사적 역량을 키우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러시아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 역할을 조정하고, 국방비를 증액하는 등 ‘동맹 현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이후 공동선언문에도 ‘동맹 현대화’에 대한 프레임 워크(기본 틀)를 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전략적 유연성 확대로 한국이 원치 않는 분쟁에 끌려가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락 안보실장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8.22 대톨령실사진기자단이날 위 실장은 한미 정상회담의 또 다른 목표로는 한미경제통상의 안정화를 제시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관세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어느 정도 경제통상 관계 안정화를 위한 진전이 이뤄졌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정상 차원 의지로 양국 합의를 공고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미 간 새로운 협력 분야의 개척도 강조했다. 위 실장은 “한미동맹의 새로운 협력 문화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협력 지평으로는 원자력, 조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기술, 국방분야 연구개발(R&D)이 있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될 공동성명과 관련해 “지금은 서로 문안 협의를 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행정부보다 가변성이 큰데, 현재 논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추진 여부에 대해선 “정상회담 계기로 진전을 만들어보겠다는 입장하에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등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관련해 한미의 원전 협력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지를 두고는 “논의가 진행 중이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다”며 “AI를 위해 전력이 많이 들어가는데, 원전이 전력 생산에 효율적이어서 미국 내에서 관심이 많다. 우리는 원전 건설에 경쟁력이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그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에 대해선 “제가 볼 때는 이해가 잘 안 가는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이해가 안 가는 정책이 많다”며 “우린 아직 보조금을 받은 게 없어서 당장의 현안으로 보이진 않는다. 한미 정상회담 과정의 노이즈라고 생각은 안 된다”고 짚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선 “한미 간의 현안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추진할 급박한 현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전날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에 급파된 데 대해 국민의힘이 농축산물 개방 요구에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자 “원래 방미할 계획이 있었다. (대통령 방문) 직전에 가서 마지막 점검을 할 계획이 있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직접적으로 말하면 조 장관이 농산물 때문에 (미국에) 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진행될 가능성을 두고는 “두 정상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 그렇게 회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같이 큰 의미의 선언문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본다”며 “이번에는 약식회담과 셔틀외교의 일환으로 빨리 준비됐기에 논의가 큰 결과물을 내놓기에는 기간이 짧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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