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김민석 ‘이낙연 사쿠라’ 발언 두고 계파 간 충돌 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2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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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등 ‘원칙과 상식’, “김민새” “내로남불” 역공
친명 원외 모임 “이낙연 정계 은퇴해야” 재반박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3.4.18/뉴스1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를 둘러싸고 12일 당 내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전날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사쿠라 노선’(변절한 정치인을 의미하는 용어)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친명계 김민석 의원을 향해 “(과거 철새 행적으로) ‘김민새’ 별칭까지 붙었던 분이 어느새 친명(친이재명) 전사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의원은 국회에서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신당론은 윤석열 검찰 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친명계 원외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이 전 대표의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 비명계 “김민새”, “내로남불”
‘원칙과 상식’ 모임 소속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김 의원의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은) ‘셀프 디스’”라며 “김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탈당하고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21에 합류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 그때 철새, 김민새 이런 별칭이 붙었다”며 “(그랬던 그가) 어느새 보니까 완전 친명 전사가 돼 있다. 그런 분이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 또는 당의 원로를 향해 비난하고 저격하고 ‘사쿠라’라고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같은 모임 소속 이원욱 의원도 페이스북에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기득권 정치인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애써 눈감는 우리가 부끄럽다”며 “역지사지가 아닌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로 정치권 전체를 불신의 늪 속에 빠뜨리고 있는 우리가 부끄럽다”고 썼다. 김 의원은 민주당 내 대표적 86 정치인으로 꼽힌다.

역시 원칙과 상식 소속인 윤영찬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2002년 10월 17일 김민석 선배의 민주당 탈당은 큰 충격이었다”며 “그런 김 의원께서 어느덧 친명계로 변신해서 당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들을 비난하고 이 전 대표에게 ‘사쿠라’ 운운하고 계신다”고 지적했다.

● 친명계 “이낙연 정계 은퇴해야”
역공이 이어지자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독재의 일심동체 골리앗인 윤석열-한동훈 심판은 민주당의 절대 과제”라며 “이 전선을 흔드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이적행위”라고 반격했다. 이낙연 신당이 민주당을 분열시키고 정권 심판을 어렵게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전 대표를 향해 “정치인 이낙연의 정체성은 무엇이냐”며 “검찰 독재와 치열하게 싸운 적이 있나. 민주당 덕으로 평생 꽃길만 걸은 분이 왜 당을 찌르고 흔드냐”고 비판했다.

과거 자신의 ‘철새 정치인’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에 대해선 “2002년 저의 선택을 상기시키며 저를 공격하고 이낙연 신당을 옹호하려는 분들은 번지수를 크게 잘못 짚었다”며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키고 당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저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이회창 집권을 막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고 충정’이었다고 자서전에 쓰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난 20년간 깊은 반성과 사과를 거듭했다”며 “과거의 제 선택을 비판한 분이라면, 백배 더 강하게 이낙연 신당을 비판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친명 원외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이날 논평을 통해 “공천 투정은 그만하고 정계 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전 대표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공천을 달라는 얘기가 아닌가”라며 “다양한 말로 포장하고 결의에 찬 발언을 하지만 본인이 희생하겠다는 말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원칙과 상식’을 향해서도 “이들 역시 본인들의 기득권은 포기하지 않고 ‘결단’ 등 탈당을 암시하는 단어를 쓰면서 심지어 본인 지역구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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