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IWC 시계·디올 가방…김정은 일가 연간 수십억원 사치품 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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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19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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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통일부 북한 경제·사회 동향 브리핑
“평양서 카탈로그 보고 직접 물품 선정”

통일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가 연간 최대 수십억원 상당의 사치품을 수시로 사들이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통일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근 북한의 경제·사회 특이 동향’ 브리핑을 열고 김 위원장과 아내 리설주,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 딸 주애 등이 공개활동 시 고가의 물품을 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가 탈북민 진술과 정보기관이 현지에서 파악한 정보를 취합해 종합 평가한 결과 김 위원장 일가의 연간 사치품 구매 규모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3일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명품 시계 IWC를 착용하고 몽블랑 펜을 사용했다.

방러 일정에 동행한 김여정은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 방문 시 1000만원에 달하는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토트백을 들었다. 리설주는 2018년 4월 스위스제 모바도 시계를 찬 채 행사에 참석했다.

딸 김주애는 3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참관 때 시가 1900달러 상당의 디올 외투로 보이는 옷을 입은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된 바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을 보좌하는 일명 ‘서기실’이나 최고위층이 평양에서 직접 카탈로그, 해외잡지를 보고 물품을 선정해 김 위원장 재가를 거쳐 해외에 구매를 지시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상 북한으로의 수출이 금지된 이 같은 사치품들은 중국, 러시아 등 친북성향 국가 및 유럽에 파견된 공관원·상사원들이 반입한다. 이 과정에서 해외체류 북한인들이 현지인과 협조하기도 한다.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거나 차명 위탁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할 때도 있다.

거래에 필요한 외화 조달엔 서기실과 일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곳으로 알려진 ‘당 39호실’이 관여한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각국에서 수집한 고가품들은 북중 접경지에서 해상, 육로, 항공편으로 여러 경유지를 거치며 최종 도착지를 속인다.

통일부는 “코로나19 시기 국경봉쇄로 인해 반입 규모가 일시적으로 위축됐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주요 정치·군사행사 때마다 당·정·군 간부들에게 고급 사치품을 주는 선물 정치를 하고 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고급차량을 하사할 때도 있으며, 김 위원장 일가 생일이나 당 대회 등 행사 땐 스위스제 고급시계와 최신 휴대용 전자제품을 줄 때도 있다고 한다.

당국자는 “북한 지도층이 사치품에 소비하는 걸 보면 김정은이 주장하는 ‘인민대중제일주의’가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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