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정계은퇴 요구는 거부… “민족화해-평화통일 사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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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서 ‘全大 돈봉투 의혹’ 회견 열어
“캠프 일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
“동료 괴롭히지 말고 나를 소환하라”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정계 은퇴 요구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는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정치를 직업이나 생계로 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정계 은퇴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제가 정치를 한 이유는 학생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에 관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만 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6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다”면서도 돈봉투 의혹에 대해서는 “몰랐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 전 대표는 “후보 등록 이후 30분 단위로 정신없이 뛰어다닐 때”라며 “후보가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던 사정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돈봉투 조성 및 전달책으로 꼽히는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에 대해서는 “지난 (2020년) 총선 때 출마를 포기하고 투자공사 감사가 됐기 때문에 저의 전당대회 때는 캠프에 참석할 수 있는 신분과 위치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윤관석,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돈봉투 관련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내가 귀국하면 검찰은 나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나를 소환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공교롭게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날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 전당대회 때 저를 도와준 사람 9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며 “나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면 당연히 검찰에서 소환하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파리로 출국할 때까지 이에 대한 아무런 소환조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그간 당을 위해 희생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아쉬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에서 미련 없이 사퇴했고, 뻔히 승산이 어려운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의원직) 사표를 냈다”며 “저를 다섯 번이나 뽑아주신 인천 계양구 주민들과도 아쉬운 이별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송 전 대표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직을 내려놨고, 이 지역구는 이재명 대표가 보궐선거에 출마해 승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당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당을 위한 희생으로 여긴 당원은 많지 않다”며 “2021년 전당대회를 시작으로 이 대표가 계양을 지역구를 물려받는 과정까지 의혹을 살 만한 부분들이 분명 있다”고 지적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돈봉투 의혹#송영길 전 대표#정계은퇴 요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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