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 송영길 ‘부글부글’ 민주당…자진탈당·정계은퇴 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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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4월 20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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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거리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4.19/뉴스1 ⓒ News1
19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거리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4.19/뉴스1 ⓒ News1
프랑스에 체류 중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귀국 요청에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귀국 의사가 없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는 가운데 자진 탈당이나 정계 은퇴까지 주문하는 등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끓어오르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9일 프랑스 파리경영대학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기 귀국 가능성을 묻는 말에 “토요일(22일)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사정으로 귀국하기 힘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수업이 있다”며 자리를 떠났다.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은 송 전 대표가 사전에 현지 특파원단과 일정을 조율한 것인 만큼 당 안팎에선 송 전 대표에게 심경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했다. 하지만 이미 갖기로 예정된 22일 기자회견 일정만 언급한 후 자리를 떠나자 크게 실망했다는 의견이 많다.

19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거리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학교로 들어가고 있다. 2023.4.19/뉴스1 ⓒ News1
19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거리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학교로 들어가고 있다. 2023.4.19/뉴스1 ⓒ News1
당내에선 귀국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송 전 대표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지난 16일 밤 송 전 대표와 전화통화를 갖고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 송 전 대표의 대답이 없자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민정·송갑석 최고위원이 다시 한 번 귀국을 촉구했지만 아직 묵묵부답이다.

침묵이 길어지자 당내에선 조기 귀국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렇게 아무 말도 안 할 것이었다면 뭐하러 기자들을 부른 것인지 모르겠다”며 “최근 며칠 동안 수많은 사람이 귀국을 요청했는데 아직도 어떻게 하겠다고 답이 없는 건 들어올 생각이 없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당에서 파리로 사람을 보내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온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20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한국으로) 들어와서 자기 이야기를 해야 하고 해명이든 고백이든 반론이든 해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안 들어오는 건 뭔가 켕겨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지도부가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는 수사만 기다릴 게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엄중한 조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송 전 대표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가장 강력하고 엄중한 조처를 해달라”며 당 지도부에 촉구했다.

자진 탈당이나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나온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대표를 지냈던 당이 부패정당의 올가미를 쓰고 사기꾼 소리를 듣고 있는데 그래도 계속 버티실 것인가”라며 “당에서 탈당을 명하기 전에 자진해서 탈당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가 정계은퇴 선언을 해야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당연하다. 이렇게 해 놓고 뭘 더 미련을 가진들 가능하겠나”라며 “구질구질하면 사람만 더 추하게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송 전 대표에게 추가로 조기 귀국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비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당 지도부도 그렇고 의원들도 그렇고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조기 귀국해 국내에서 할 역할과 말씀을 하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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