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김문기와 떠난 호주 골프장서 일본인 행세도”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8일 10시 26분


코멘트
2015년 1월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뉴질랜드에서 찍은 사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이 후보 왼쪽),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왼쪽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 제공
2015년 1월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뉴질랜드에서 찍은 사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이 후보 왼쪽),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왼쪽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 제공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지난 2015년 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과 함께 떠난 호주 골프 라운딩 뒷이야기를 전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7일 정치평론가 유재일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대표가 골프를 참 좋아한다”면서도 “성남시장이 된 이후 저하고는 딱 두 번 쳤다”고 밝혔다. 두 번 가운데 한 번이 2015년 호주에서의 골프라고 한다.

유 전 직무대리는 “‘골프 좀 가면 어떠냐’고 하면,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모라토리엄 선언한 시장이 어떻게 골프장에 가느냐’고 했다”며 “모라토리엄 선언하고 골프장 가면 대서특필 될 것 아니냐. 그러니 (이 대표가 당시) 골프장을 못 갔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10년 성남시장 당선 직후인 그해 7월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선언했다. 전임 시장이 특별회계를 일반회계로 부당하게 전용하면서 발생한 부채가 당시 성남시 재정으로 감당할 수준을 벗어났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3년 6개월 뒤인 2014년 1월 ‘모라토리엄 졸업’을 선언했다.

유 전 직무대리에 따르면 이 대표와 김 전 처장, 유 씨가 골프를 친 곳은 멜버른에 있는 한 골프장. 유 씨는 김 전 처장이 골프공을 준비하고, 카트를 모는 등 준비를 많이 하고 이 대표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그는 “셋이서 골프를 쳤고, 4~5시간 정도 돌았다”며 “호주는 캐디가 없어서 동반자끼리 친밀성이 좋아진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이날 라운딩이 끝나가자 아쉬움을 표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들은 편법을 써 16번 홀에서 11번 홀로 돌아갔는데, 그곳에서 경기를 이어가다 서양인 이용객에게 지적을 받기도 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호주에 힘들게 정착한 교민들에게 우리가 와서 민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일본인인 척 상황을 모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그런 내 모습을 보고 허벅지를 꼬집으며 웃음을 참았다”며 “화기애애하게, 재미있게 (골프) 쳤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이걸 기억 못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때 김문기 씨는 엄청 즐거워했고, 나중에 딸에게 자랑도 했다. 이재명을 돕던 사람이 나중엔 그렇게 돼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사람을 아느냐는 것은 친하냐는 것과 다른 문제”라며 “친하냐고 물어보면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아느냐고 물어보는 것은 간단하다. 인지에 대한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게 김 전 처장과) 친하냐고 물어보는 게 아니다. 김문기를 아느냐 묻는 것이고, 안다고 하면 예전에 (공사에) 있던 사람이고 옛날에 리모델링할 때부터 알았다고 말해주는 게 어려운 것이냐”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대표가) 모른다고 하니, 알만한 사람인데 왜 모른다고 하느냐는 의문을 갖고 진실게임이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대선 기간이던 2021년 12월 방송에 출연해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자였던 김 전 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당시 몰랐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지난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1심 첫 공판에 출석한 이 대표 측은 “어떤 사람을 아는지 여부는 경험한 내용과 횟수로만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