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이재명,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 지킬지 국민들 지켜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4일 16시 36분


코멘트

野 “시종일관 남 탓…유체이탈 그 자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2.2.14 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2.2.14 뉴스1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이 대표가 불체포 특권 포기 공약을 지킬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수사가 정치 탄압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에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에 수갑을 채워서 구치소로 보내자고 했다”며 “그랬던 이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고 항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민주당뿐 아니라 국회 전체의 위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입법 독주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이래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 관련 연설에 “물증 있느냐”며 소리쳤다. 주 원내대표의 연설에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지금 정치 불신을 야기하고 있는 것은 누구냐. 제1야당 대표를 ‘살라미(쪼개기) 소환’하며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정권은 어떤 정권인가”라고 반발했다.

“국회 불신의 이유는 정치인들이 부정부패를 비롯해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를 “정당한 수사”라고 표현한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도 죄송하지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 포기를 주장한 것을 염두에 둔 지적이다.

또 주 원내대표는 21대 국회에서 계속된 민주당의 입법 독주도 지적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나타난 꼼수 탈당과 회기 쪼재기 등을 언급한 그는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자마자 합의제의 핵심 요소들 대부분을 무력화하면서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形骸化·내용 없이 뼈대만 남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자제와 관용으로 유지된다고 한다”며 “민주당은 자제와 관용은커녕 왜곡과 견강부회로 법치주의를 형해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날 연설에서 ‘내로남불’을 열 차례 언급한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정당들은 언행을 일치시키지 못할 때가 많고 이전과 이후가 다르고 여당일 때와 야당 때가 다르다”며 “양당 공히 이런 현상이 있지만은 특히 민주당에게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당 의석에선 항의와 고성이 나왔고 국민의힘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참회록을 쓴다는 자세로 연설문을 썼다”고 한 주 원내대표는 “한국의 정치만 왜 4류에 계속 머물러야 하느냐. 우리가 지금부터 티핑포인트(급변점)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 원내대표는 “연금, 노동, 교육도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며 “이 문제들이 조기에 개혁되지 않으면 우리 대한민국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퇴보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3대 개혁에 여당도 적극 동참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주 원내대표의 연설에 “시종일관 남 탓과 무대책으로 일관했다”고 혹평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국민의 삶이 어떤 상황인지, 그에 따라 집권 여당과 정부는 무엇을 할지 대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함에도 그런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