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언론노조가 방송 좌우” vs 野 “언론장악 저지”… 과방위 쟁탈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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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사개특위 구성 합의했지만 언론 다루는 과방위원장 놓고 충돌
權 “野, 행안-과방위 다가지려 고집… 원 구성 협상 타결 안 되면 野 책임”
野 “방송장악 막으려 과방위 사수”… “與가 협상 유출” 잠정결렬 선언도

‘원 구성’ 합의 못한 권성동-박홍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4일 비공개 원 구성 협상을 마친 뒤 국회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여야는 이날 최대 쟁점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방법에 합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원 구성’ 합의 못한 권성동-박홍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4일 비공개 원 구성 협상을 마친 뒤 국회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여야는 이날 최대 쟁점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방법에 합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두고 공회전을 이어가고 있는 여야가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자리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그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는 잠정 합의했지만 방송 분야를 다루는 과방위원장을 누가 가져가느냐를 두고 또다시 교착 상태에 빠진 것.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도시락 오찬 회동까지 하며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당초 여야는 제헌절(17일) 전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민주당이 이날 국민의힘 측이 방송에서 협상 내용을 유출했다며 협상 잠정 결렬을 선언하는 등 진통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YTN 방송에 출연해 “사개특위 명칭을 수사사법체계개혁특위로 변경하고 위원은 각각 6명씩,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되 (법안은) 합의 처리하는 것으로 잠정적으로 합의한 상태”라면서도 “일괄 타결하기로 했기 때문에 다른 부분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잠정 합의도 무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행정안전위원회와 과방위 중 하나를 (가져가도록) 선택권을 줬다”며 “민주당이 행안위와 과방위를 모두 차지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어 타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렸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협상 내용을 유출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방송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기들 필요에 따라 생중계 하듯 언론 플레이에 집중하면 무슨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겠느냐”고 반발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권 원내대표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협상 내용만 언론을 통해 밝히며 협상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진정성 없는 국민의힘과의 원 구성 협상을 중단한다”고 했다. 이날 한때 “합의문 초안까지도 써보고 있다”던 것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앞서 권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솔직히 KBS, MBC 다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하는 방송 아닌가”라며 “(공영방송) 사장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지만 사장이 임명했다고 해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들이 사장 말 듣겠느냐”고 작심 비판한 것을 두고도 여야 간 공방이 일었다.

민주당 이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빨간 눈에는 빨간색만 보이나 보다”면서 “공영방송이 특정 집단에 의해서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반드시 방송 장악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권의 언론 장악 의도를 막기 위해 과방위원장 자리는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국무회의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배제하고, 감사원이 특별한 이유 없이 방통위 감사를 하는 데서 알 수 있듯 방송을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과방위 쟁탈전#권성동#박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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