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박운기 서대문구청장 후보 지원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서대문구청장 하고 있는 사람한테 어디 동장 자리를 준다고 하지는 않지 않느냐. 응하지 않을 거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586 용퇴 등 민주당 쇄신 제안을 놓고 윤호중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갈등을 빚다가 사과한 바 있다. 그러나 사과 후 돌연 ‘5대 쇄신과제 이행 공동 유세문 협의를 거부당했다’면서 다시 윤 위원장을 공개 비판한 배경을 놓고 자신이 물밑에서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다는 설이 제기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그는 “일단 오후 3시까지 회동을 갖자고 (윤 위원장에게) 말씀을 드려놨고, 지금 그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나는 만날 의향이 있고 일단 제안을 드려놨으니까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과 겹치는 일정을 피하며 앙금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앙금이라 할 건 없고 민주주의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앙금이라기보다는 이런 논의를, 협의를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한편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은 오전 충남 보령 문화의전당 앞 삼거리에서 열린 나소열 충남 보령서천 보궐선거 후보, 이영우 보령시장 후보 지원유세 후 만난 기자들이 박 위원장과의 갈등에 대해 묻자 “그 얘기는 안 하면 안 될까요”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기자들이 재차 ‘박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느냐’, ‘오늘 중 만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윤 위원장은 “그런 얘기는 내가 답을 안 하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우리 당은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해서 반성과 또 쇄신을 해왔다”며 “그 결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성후보를 33%, 청년은 19%를 공천했다. 지난 4년 전 선거보다 1.5배 늘어난 숫자다. 그만큼 우리 당은 더 젊어지고 여성과 청년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그런 혁신의 내용들을 더 강화해서 우리 당을 혁신적이고 젊은 정당으로 만들어가는데 우리 당의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나간다”며 “박지현 위원장과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이견이 없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거기에 따른 적절한 논의가 당에서 진행될 줄 안다”고 했다.
민주당의 여성·청년 공천 확대 등 기존의 ‘성과’를 부각시키며 당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쇄신 필요성을 역설한 박 위원장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개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씀이 아니셨을까 생각한다”며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는 다를 수 있을 것 같지만 내 생각에는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