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략공천’ 정한 민주, 인물난에 고심…거론되는 새 후보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4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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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혼선이 길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후보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 급기야 후보 등록도 하지 않은 이낙연 전 대표의 추대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다른 후보들은 경선을 요구하고 있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서울시장 공천과 관련해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사람도 포함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할 것”이라며 “아무래도 경선보다는 단수 공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은 공식적으로는 경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후보 추가 등록 및 전략 공천으로 기울었다는 것. 민주당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 박주민 의원 등 6명이 서울시장 공천을 신청했지만 당 지도부는 추가 인사를 계속 물색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 추대와 관련해 “(추대 한다면) 본인이 응해야 한다.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3·9대선 결과 민주당이 서울에서 국민의힘에 패한데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당내에서 가장 중량감 있는 인사인 이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이 전 대표가 나설 상황은 없다”고 했다.

여기에 다른 후보들도 경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걸(경선) 하지 않고 계속 미루면서 시간도 없는데 외부에서 (후보를) 찾는다고 해서 뾰족한 수는 없다”면서 “경선하지 않고 어떻게 ‘원팀’이 되겠느냐, 다른 후보들이 어떻게 승복하겠느냐”고 주장했다. 서울 지역위원장들이 ‘새 얼굴’이 필요하다며 송 전 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파격적인 새 얼굴 아니냐”고 답했다. 송 전 대표는 17일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대선 전날 마지막 유세를 했던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의 기류와 별개로 경선을 요구하며 정면 돌파에 나서겠다는 것.

이에 따라 당내에선 당 지도부가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한 결단을 내리지 못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추가 인사를 끌어들이려면 당 지도부가 일제히 움직이는 등 출마의 명분을 만들어주기라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도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이 일찌감치 오 시장을 단수 공천하며 전열 정비를 마쳤다는 점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우려는 더 크다. 한 중진 의원은 “서울시장에 전략공천을 할 거였으면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중간 과정을 잘 관리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전혀 안 보인다”며 “가뜩이나 판세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 갈등만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서울시장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더 길어져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다음주 안으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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