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대표단, 美부장관과 협의…“확장 억지 강화 협의체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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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5일 0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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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박진 단장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뒤 나와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단 제공)2022.4.5/뉴스1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박진 단장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뒤 나와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단 제공)2022.4.5/뉴스1
박진 국민의힘 의원을 단장으로 한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은 4일(현지시간)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등과 만나 한미간 물샐 틈 없는 공조를 지속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공감했다.

특히 대표단과 미측은 확장 억제력 강화를 위한 협의체를 재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대표단은 이날 오후 국무부 청사에서 셔먼 부장관을 만나 이같이 뜻을 모았다고 박 단장이 특파원들과 만나 전했다.

대표단과 셔먼 부장관간 면담은 1시간50분 가량 이뤄졌으며, 미측에선 한미동맹은 물론 경제·안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책임자들이 동석했다고 한다. 박 단장은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협의가 이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표단은 그러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링컨 장관이 오는 5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의 참석과 관련한 일정으로 바빴다는 게 대표단의 설명이다.

박 단장은 이날 협의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주의와 인권 등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여러 가지 도전에 대해 한미가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 한미동맹을 한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해 나가자는 윤 당선인의 구상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측은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핵심 축인 한미동맹을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코로나19,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차원에서 기여하는 파트너십으로 강화해 나가자는 우리 당선인의 구상을 환영하면서 한미 간 협력의 폭과 넓이에는 한계가 없다고 강조했다고 박 단장은 전했다.

양측은 특히 한국의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관련해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한미간 물샐 틈 없는 공조를 지속해 나가는 게 그 어느 때보다도 긴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확장 억제력 강화를 위한 고위급 전략회의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실질적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은 바 있다.

박 단장은 한미연합훈련 재개 등에 대한 논의 여부에 대해 “여러 가지 내용을 포함해서 대화를 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북한이 어떠한 도발을 해도 거기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북한의) ICBM 발사라든지, 공격적인 발언에 의한 심리전이라든지 이런 것을 잘 대응해 나가야 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한미 간에 확장 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고 지난 몇 년 동안에 제대로 역할을 못했던 확장 억제를 위한 협의체를 다시 재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논의 여부와 관련해선 “북한이 공격적으로 나오면 나올수록 우리는 의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북한이 해야 될 과제들이 있지 않느냐. 비핵화라든지 또는 남북 간 진지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입장을 북한이 취할 수 있도록 우리가 계속해서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미측에) 얘기했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한미 북핵수석대표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북 결의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과 관련, “새로운 결의안이 필요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있기 때문에 이 나라들을 설득을 해서 새로운 결의안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또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통해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의 구현이라는 윤 당선인의 대북 정책 비전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고, 미측도 이에 공감했다고 박 단장은 전했다.

박 단장은 그간 미측이 CVID 대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써 온 데 대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것은 변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추구하는 비핵화의 가장 최종 목적”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같은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표현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공급망과 첨단 기술, 원자력, 백신 등 한국의 안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이 향후 한미 동맹의 주요 축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박 단장은 “이러한 뉴프런티어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박진 단장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뒤 나와 발언하고 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관련해 단호한 대응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북 결의안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워싱턴 특파원단 제공)2022.4.5/뉴스1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박진 단장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뒤 나와 발언하고 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관련해 단호한 대응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북 결의안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워싱턴 특파원단 제공)2022.4.5/뉴스1
박 단장은 “오늘 국무부와 협의를 통해 우리 신정부가 출범하는 첫날부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기 위한 공감대와 신뢰를 복원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동맹, 북핵 문제, 경제 안보와 기술 동맹 그리고 지역과 글로벌 차원에서의 파트너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 위한 정책 공조의 토대를 구축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대표단은 아울러 존 캐리 미 대통령 기후변화 특사와도 별도 면담을 가졌다. 캐리 특사와의 면담에는 미측에서 에너지와 원자력 협력 담당 고위 실무자들이 동석했다. 박 단장은 “한미 간 기후변화 대응 협력과 청정 에너지, 원자력 협력에 대해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이르면 오는 5월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한 협의 여부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이 언젠가는 열리게 될 텐데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하는 계기에 한국을 꼭 방문해 주시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미측은) 여러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북한 인권과 관련해선 “윤석열 정부에선 북한 인권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생각을 하고 이 문제를 앞으로 진지하게 다뤄 나갈 것”이라며 “특히 UN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이 상정됐을 때 우리 한국이 가장 앞장서서 목소리 낼 수 있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겠다”는 입장을 미측에 전했다고 한다.

박 단장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안보협의체인 쿼드 가입과 관련한 논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우리가 지금 (쿼드의) 워킹그룹에 참여해서 활동을 하려고 하고 있고, 미국 측에서도 대단히 바람직하고 한국의 역할에 기대를 많이 한다고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오는 5일엔 백악관과 미 의회를 찾아 미측 인사들과 만나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제안을 청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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