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하야시, 하와이서 첫 정식 회담하나…“조정 단계”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10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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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하와이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의 외교수장 간 정식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및 하야시 요시마사(林 芳正)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가진다.

3국 장관이 북한의 연쇄 미사일 발사에 어떤 입장을 낼지 눈길이 쏠리는 가운데 한일 양자회담 개최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이미 확정됐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하와이 회동) 계기 일본과의 양자회동 문제는 현재 일정 조정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하와이 회동 일정을 공개한 이후 한일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줄곧 조정 중이란 입장을 밝혀왔다. 정부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양국은 양자회담 개최 추진에 공감대를 두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성사된다면 지난해 11월10일 취임한 하야시 외무상과 정 장관 간 첫 정식 양자회담이다.

그간 한일 외교장관 간 소통은 극도로 위축된 모습을 보여왔다. 위안부, 강제노역 등 과거사 문제에 수출규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 등 현안이 겹쳐 양국 관계가 냉각된 탓이다.

두 장관은 지난해 12월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를 계기로 처음 대면했다. 만찬장에서 자연스럽게 조우하는 방식으로, 체류 일정이 맞지 않아 정식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첫 통화는 하야시 외무상 취임 약 석달 만인 3일 진행됐다. 블링컨 장관 및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각 하야시 외무상 취임 사흘, 여드레 만에 통화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기적으로 늦긴 했지만 이 첫 통화를 기점으로 한일 고위급 협의 관련 기류가 다소나마 변할지 주목된다. 양국 간 갈등 해소에 진전은커녕 ‘사도(佐渡)광산’이란 악재가 추가된 상황에서도 일본이 통화를 요청했단 점에서다.

한국과의 외교적 소통을 의도적으로 등한시해온 일본이 갑작스럽게 통화를 제안한 건 미국을 의식한 조치로 여겨진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미국은 한일관계 개선을 토대로 한 한미일 3국 공조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2일 하야시 외무상과 한 전화통화에서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다자회의와 무관하게 한미일이 따로 일정을 잡아 회동하는 배경에도 주최국인 미국의 이 같은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은 대개 3국이 모두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G7 회의 등 다자회의가 계기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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