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협회 “文대통령에 백신 접종한 간호사 대상 협박 중단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한간호협회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협박과 조롱을 중단해 달라고 29일 촉구했다.

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문 대통령의 백신 접종 과정에서 백신을 바꿔치기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에 이어 담당 간호사에 대한 신상털기와 각종 욕설, 협박 그리고 조롱 등을 자행하는 모든 반이성적이고 반인권적인 행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간호사의 백신 접종 동작이나 동선, 리캡핑(뚜껑 다시 씌우기) 등의 모든 행위는 감염관리 지식에 기반을 둔 의료인의 정상적인 행동이었다는 것을 대한민국 보건 의료를 대표하는 전문가 단체의 책임감을 가지고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간호사들은 안전하고 신속한 접종을 위해 사전에 예방접종 백신에 대한 지식과 접종 술기 교육을 받았고 대통령께 백신을 접종한 간호사 또한 그에 합당한 임상적 판단에 따라 백신을 접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그럼에도 전혀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신상털기와 욕설, 협박 그리고 조롱을 하는 반인권적인 행태는 어떠한 이유라도 용납될 수 없다”며 “백신 접종 간호사에 대한 협박과 조롱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 등 모든 수단을 통해 간호사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부 누리꾼들은 문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것과 관련해 “주사기 뚜껑이 열린 주사기로 주사약을 뽑고 칸막이 뒤로 가더니 뚜껑이 닫힌 주사기가 나왔다”며 ‘백신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주장은 온라인상에서 퍼졌고, 백신을 접종한 간호사는 일부 단체와 개인 등으로부터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등의 협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건소는 ‘불을 지르고 폭파시키겠다’는 협박을 받기도 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담당 간호사 등을 협박한 이들에 대해 내사에 들어갔다. 질병관리청은 백신을 바꿔치기 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불안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청은 해당 건에 대해 대구경찰청을 책임관서로 지정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