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安, ‘유선전화 15%’ 놓고 막판 조율…연장전 가능성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7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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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1.3.16/뉴스1 © News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1.3.16/뉴스1 © News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후보등록일(18, 19일) 하루 앞까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룰을 놓고 벼랑 끝 협상을 이어갔다. 당초 합의대로라면 17일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이날까지 여론조사에서의 유·무선전화 비율과 문항의 형식 문제를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단 두 후보가 모두 후보등록을 한 뒤 투표용지 인쇄일 전날(28일)을 2차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연장전’도 거론되고 있다.

● 유선전화 15% 포함 여부 막판 쟁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은 이날 오전부터 최대 쟁점인 여론조사 방식과 문항에 대한 협상을 재개했다. 양당은 17일 밤까지 단일화 룰에 합의하고, 18일 하루 또는 19일 오전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해 최종 단일후보를 선출하면, 19일 오후 후보등록(오후 6시 마감)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막판 조율에 나섰다.

이날 협상에서는 여론조사의 유선전화 반영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유선전화를 15% 반영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당은 “협상을 파토내기 위한 억지 주장”이라고 맞섰다.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13¤14일 서울시민 103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20%-무선전화 80% 비율로 ‘야권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오 후보는 39.3%, 안 후보는 32.8%로 오 후보가 6.5%포인트 높게 나왔다. 반면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13일 서울시민 1008명을 무선전화 100%로 조사한 결과 오 후보 32.3%, 안 후보 36.1%로 안 후보가 3.8%포인트 높았다.(표본오차는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선전화는 보수층, 고령층 응답이 높아 국민의힘 지지층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문항 논의에선 안 후보 측은 여당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가상의 야권 단일후보 간의 지지도를 비교하는 형식)을 주장했지만, 오 후보 측은 야권 후보를 나열한 뒤 선택하는 문항을 만들자고 받아쳐다. 오 후보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 측이 지금까지 단일화 방식 중 한 번도, 정치 역사상 쓴 적 없는 걸 들고 나왔다”고 공개 비판했고. 안 후보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나왔던 방식들 중 여러 가지를 협의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논쟁이 격화되자 국민의 국민의힘은 ‘유선전화 15%’만 국민의당이 수용하면 국민의당이 원하는 다른 조건을 받아들이겠다는 ‘최후통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도중 양 진영간 ‘아내 공방’으로 신경전이 고조되기도 했다. 전날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를 겨냥해 “본인(안 후보)을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안 후보가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오 후보의 상왕’이라고 한 것을 비판했다. 이에 안 후보는 이날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의 사모님이 제 아내와 이름이 같다”며 “그 분과 착각해서 그런 거 아닌가. 자기 당의 위원장을 디스(비난)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연장전’ 가능성

야권은 19일까지 단일후보 발표가 무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연장전에 대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오·안 후보가 19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각각 후보 등록을 할 경우 투표용지엔 ‘1번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2번 국민의힘 오세훈’ ‘4번 국민의당 안철수’ 등 등록 후보의 이름이 모두 인쇄된다. 다만 투표용지 인쇄시작일인 29일 이전에 양 후보 중 한 명이 사퇴하면 해당 후보의 기표란에는 붉은색으로 ‘사퇴’가 명시된다. 만약 29일 인쇄 시작 이후 한 사람이 사퇴하면 투표용지에는 ‘사퇴’ 표시도 할 수 없다. 이 때는 투표소에 후보 사퇴를 알리는 안내문만 붙게 된다. 안내문을 보지 못한 유권자가 사퇴한 후보에게 투표하는 ‘사표’가 발생해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다만 4월 2, 3일 진행되는 사전투표는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직접 인쇄하기 때문에 1일까지 사퇴한 후보에게도 ‘사퇴’ 표시가 인쇄된다.

유성열기자 ryu@donga.com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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