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 “진정성 있는 사과” 요구에…與 ‘침묵’-野 “사퇴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7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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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해자 글을 대독하고 있다. 2021.3.17/뉴스1 © News1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해자 글을 대독하고 있다. 2021.3.17/뉴스1 © News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3주 앞둔 시점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직접 나서 기자회견을 열자 더불어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피해자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17일 부산을 찾은 민주당 지도부는 박 전 시장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사과가 명확하지 않았다”는 피해자의 발언과 관련해 “내용을 잘 모른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박 전 시장의 피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의원을 겨냥해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민주당 의원들이 직접 사과하도록 하고 당 차원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의원들은 이날 침묵을 지켰다. 양향자 최고위원만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사건 초기 ‘피해호소인’이라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에 동의했다”며 거듭 사과했다.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도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피해자가 “지금 (박 후보) 선거 캠프에는 저에게 상처줬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지적했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죄송한 일이 서울시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첫 여성 시장으로서 두 배로 더 겸손하고 겸허하게 서울시민을 모시겠다”고 말했다.

야권 후보들은 박 후보를 다시 한 번 비판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피해자를 피해호소인, 피해고소인으로 불렀던 캠프 관계자들은 자진 사퇴하라”며 “피해자의 정상적인 복귀를 최대한 돕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앞서 박 후보를 향해 “양심이 있다면 피해 호소인 3인방을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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