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이 1위 ‘탈환’…더 몸 낮추고 극우 선긋기로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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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13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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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나서며 지지율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번 주중 통합당 지지율은 36.5%, 민주당은 33.4%를 기록했다.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선 수치가 나온 것은 창당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2020.8.13/뉴스1 © News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나서며 지지율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번 주중 통합당 지지율은 36.5%, 민주당은 33.4%를 기록했다.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선 수치가 나온 것은 창당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2020.8.13/뉴스1 © News1
미래통합당이 모처럼 웃었다. 총선 참패 이후 넉 달 만에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 당 개혁 작업도 탄력을 받으며 ‘극우’로 상징됐던 기존 보수정당과 다른 이미지 만들기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2020년 8월 2주 차 주중 잠정집계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7%p포인트 내린 33.4%, 통합당은 1.9%포인트 오른 36.5%로 나타났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여당의 일방적 국회운영에 따른 ‘반사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보편적인 시각이다. 다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 이후 기본소득을 비롯해 호남 챙기기 등 기존 보수정당과 결이 다른 개혁에 나선 것도 어느 정도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 총선에 민주당이 통합당을 이긴 것은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자유한국당 때 황교안 대표의 좌파독재 프레임, 강경투쟁에 대한 심판이었다. 통합당이 진 거지 민주당이 이긴 것은 아니었다”며 “이후 부동산 문제와 여러가지 누적된 것이 터진 것이다. 그사이 통합당은 전열을 정비하고 좌파와 같은 말은 삼가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당이 176석 대 103석이라는 절망적인 의석수 차이를 정당 지지도라는 지표를 통해 어느 정도 극복한 것은 과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체제에서 논란이 일었던 ‘극우’논란에 선을 그은 것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통합당의 이같은 극우와 선 긋기 행보는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총선 과정에서 20대 국회 당시 극우 논란을 불러왔던 인사들이 대부분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통합당은 김 위원장 취임 이후 5·18 민주화 정신을 당 정강·정책에 담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호남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번 호우 피해로 인한 수해가 호남을 덮치자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여당과 4대강 등 수해 책임론 놓고 여당과 대립하기보다는 직접 호남에 내려가 봉사활동을 하는 등 민심 파고들기에 나섰다.

또 서울시가 8·15 광복절 장외집회 금지령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당 일각에서 광복절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주장이 나온 것에 관련해서도 당 차원의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요청에 대해 “대통령이 자기 통치 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사면하는 것”이라며 “당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두 전직 대통령 구속에 대한 사과에 대해 “내가 여기 오기 전부터 하던 얘기”라며 “우리 당에서 내세웠던 두 분의 대통령이 법적인 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국민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 거기에 대해 일정한 사죄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당의 이같은 행보는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함께 지난 총선 의석 배분에서 보듯 당 지지도가 영남권에 집중된 것을 탈피, 호남 민심까지 끌어안아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통합당이 발간한 총선 백서에서도 총선 패인으로 Δ중도층 지지 회복 부족 Δ선거 종반 막말 논란 및 여당 막말 쟁점화 미흡 Δ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 부족 Δ40대 이하 연령층의 외면 등을 꼽기도 했다.

통합당은 최근 전남 전주 출신의 정운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통합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통합위는 현역 의원들에게 호남 지역에 제2의 지역구를 할당해서 자신의 지역구처럼 살피고 관리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밖에도 통합당은 호남 지역에 당 연수원을 건립하는 방안과 호남지역 시도당 예산에 선거 반환금을 일부 할당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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