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날린 적 없다…한동훈 고소할 것” 응급실 사진 공개한 정진웅

한동훈 검사장(47·사법연수원 27기)이 29일 압수수색을 받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고소장을 낸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정진웅 부장검사는 이를 부인하며 한 검사장을 맞고소 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52·29기)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압수수색을 방해하는 한동훈 검사장의 행위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접촉이 있었다”며 “압수 대상물을 실효적으로 확보하는 과정이었을 뿐 제가 탁자 너머로 몸을 날리거나 일부러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움켜쥐거나 밀어 넘어뜨린 사실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수사팀 팀장인 정 부장검사은 한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 도중 한 검사장과 마찰을 빚었다. 이후 한 검사장 측은 입장문을 내고 정 부장검사로부터 신체적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서울고검에 고소 및 감찰 요청을 했다.

이에 정 부장검사는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는 입장문을 내고 오히려 자신이 치료를 받고 있다며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정 부장검사는 “압수수색 대상이 휴대전화와 관련된 정보였기에 변호인 참여를 위한 연락을 사무실 전화로 하기를 요청했으나,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로 하기를 원해 본인 휴대전화로 연락하도록 했다”며 “그런데 한 검사장이 무언가를 입력하는 행태를 보여 무엇을 입력하는지 확인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를 돌아 한 검사장 오른편에 서서 보니 한 검사장이 앉아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있었고, 마지막 한 자리를 남겨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자리를 입력하면 압수하려는 압수물 삭제 등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 제가 긴급히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하면서 한 검사장으로부터 휴대폰을 직접 압수하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자 한 검사장은 앉은 채로 휴대폰 쥔 손을 반대편으로 뻗으면서 휴대폰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했고, 정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쪽으로 팔을 뻗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으면서 한 검사장과 함께 소파와 탁자 사이의 바닥으로 넘어졌다는 것이다.

정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은 넘어진 상태에서도 휴대폰을 움켜쥐고 주지 않으려고 완강히 거부해 실랑이를 벌이다 휴대폰을 확보했다”면서 “제가 탁자 너머로 몸을 날리거나 일부러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움켜쥐거나 밀어 넘어뜨린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책임자로서 검찰수사심의위 이전에 발부받았던 압수영장 집행을 마치기 위해 끝까지 자리를 지키려고 했다”며 “그러다가 한 검사장의 변호인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 긴장이 풀리며 팔과 다리에 통증 및 전신근육통 증상을 느껴 인근 정형외과를 찾아갔고, 진찰한 의사가 혈압이 급상승해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전원 조치를 해 현재 모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중인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러함에도 한 검사장이 제가 ‘독직폭행’했다는 식의 일방적인 주장과 함께 고소를 제기한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에 대해서는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해 무고 및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고검은 한 검사장의 고소장 및 감찰요청 진정서를 접수한 뒤 내부 검토를 거쳐 우선 감찰사건으로 조사를 진행하기로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압수수색 장면을 촬영했지만 당시 상황은 본격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전이어서 녹화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