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文의장 “21대 국회는 의원끼리 고소고발 남발 없길”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29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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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고소고발 없던 일 됐으면…선처 바라"
"대통령 탄핵 해낸 20대 국회, 역사에 기록될 만"
이주영 부의장 "여야 충돌 용서를…충정이었다"
주승용 부의장 "양당제 강화한 선거제 개혁 아쉬워"

20대 국회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은 29일 21대 국회에 “고소·고발을 남발해 입법부 구성원이 사법부의 심판을 받는 일, 스스로 발목잡히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주길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 퇴임인사를 갖고 “21대 국회에 바란다. 앞으로는 의원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총을 쏴서 죽이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오늘 그동안 마음에 담아놨던 말씀을 드리려 한다. 이를테면 탄원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난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서로를 고소고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지난해 선거제·검찰개혁 법안 패스트트랙 여야 충돌 사태를 거론했다.

문 의장은 “나는 20대 국회 국회의장으로서 이 분들이 처벌받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고소·고발을) 없던 일로 하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요청해서 될 수만 있다면 사법당국에 정상참작해 선처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가 통합의 모습으로 새출발할 수 있도록 해주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문 의장은 20대 국회에 대해선 “저평가된 측면도 있다. 나는 20대 국회가 역사에 기록될 만한 국회라 생각한다”며 “전반기엔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중한 일을 해냈다. 완벽한 헌법적 절차에 따른 과정이었다. 후반기에는 중요한 개혁 입법에 물꼬를 텄고, 역대 가장 많은 법안을 의결했다”고 평가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21대 국회에 대해선 ‘스스로 업신여기면 남도 업신여긴다’는 뜻의 자모인모(自侮人侮)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국회 스스로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여야가 서로 총질, 손가락질 하면 국민, 정부는 국회를 외면하고 무시한다. 여야 구분없이 뜨거운 동지애를 품고 제21대 국회가 출범하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미래통합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국회 본관 돔지붕을 거론하며 “여야가 화합하고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이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다 녹여냄으로써 국가와 국민의 발전을 이뤄나가는 막중한 소임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에 맞게 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도 많이 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보면 아쉬운 점과 안타까운 점이 없지 않아 있는 게 우리 정치의 현주소이고 현실이 아니었나”라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특히 (문 의장이) 언급한 패스트트랙 과정에선 야당 출신이지만 의장단의 한 사람으로서 극한 충돌을 막아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서 (활동했다)”면서 “선배 의원인 문 의장에게, 내가 평소 존경해 마지않지만 ‘그래선 안 되지 않는가.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항거 아닌 도전도 했던 부의장일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이 부의장은 지난 패스트트랙 충돌과 연말 본회의 처리 당시 통합당 소속으로 강력 항의한 바 있다.

이어 “그동안 불편을 끼쳐드렸던 점들에 대해서 문 의장과 국회사무처 여러분께 불편했다면 내가 퇴임하는 이 시점에서 너그러이 용서를 구한다”며 “하지만 그 충정은 다 나라를 위하는 데 있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민생당 소속 주승용 국회부의장은 “부의장이 되고 나서 문 의장을 잘 보필하면서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어보려고 했고, 20대 국회에 들어와서 역대 어느 국회보다 의미있는 일을 하려 했다”며 “20대 국회 초반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헌정사상 유례없이 이뤄냈고, 후반기에는 개헌과 선거제 개혁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주 부의장은 “선거제도 개혁, 개선만 있었지만 오히려 의미없는 개선이 됐다”며 “양당제만 강화되는 참 당초 목적과 다르게 된 데 대해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헌은 언제 이뤄도 꼭 이뤄내야 할 사안이라 생각한다”며 “21대 국회에서 꼭 개헌이 이뤄지고 선거제도가 다시 개선되고 정말 대화와 타협이 항상 이뤄지는 국회가 이뤄지길 다시 한 번 소망한다”고 했다.

문희상 의장과 이주영, 주승용 부의장은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으로부터 국회 차원의 감사패를 받았다.

문 의장은 이후 의원회관 로비에서 개인 소장품 기증 및 전시회를 연 뒤,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자신의 저서 ‘동행’ 출판기념회를 겸한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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