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정무라인 15명중 13명 자동면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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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성추행 사퇴’ 파장]오거돈, 재임기간 ‘늘공’보다 ‘어공’ 의존
정무라인이 시정 좌지우지 지적… 측근 2명은 관사에서 대책회의도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은 24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무라인 15명 가운데 13명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퇴와 함께 자동 면직 처리됐다”고 밝혔다.

면직 처리된 정무라인은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비롯해 민원, 행사, 시민사회 분야 보좌관 등 별정직군이다. 별정직은 시장의 임기와 같이 자동 면직 대상이다. 정책수석 등 2명은 전문계약직으로 1년 단위 임기제다. 장형철 정책수석보좌관과 신진구 대외협력보좌관은 각각 올 12월과 7월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장 수석과 신 보좌관은 이날 출근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달 초 발생한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한 외부 보안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보 누출을 우려해 오 전 시장의 관사에서 몇 차례 대책회의를 이끌었다고 한다.

반면 변 권한대행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부산의 고위공무원조차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사퇴 당일 알았다고 한다. 부산시의 한 고위 인사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었다. 전혀 예상을 못 해 충격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 전 시장이 사퇴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늘공’(늘 공무원)들은 배제한 채 더불어민주당이나 선거 캠프 출신의 ‘어공’(어쩌다 공무원)에게만 의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취임 1주년이던 지난해 7월 1일 시청 직원들에게 “부산 시정(市政)의 중심은 공무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행정고시에 합격한 정통 관료 출신인 오 전 시장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재임 1년 9개월간 공무원보다 정무라인만 찾았고, 이들이 시정을 좌지우지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오거돈#성추행 사퇴#정무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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