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코로나 발빠른 대응에 지지율 반등… 민주화 이후 첫 4연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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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민주당 압도적 승리 요인

당선 스티커 붙이는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당선자들에게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시작으로 속속
 당선자를 배출했고,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당선 스티커 붙이는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당선자들에게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시작으로 속속 당선자를 배출했고,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난 극복을 위해 힘을 실어달라는 집권 여당의 호소가 통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쳐 4·15총선에서 1당 사수를 넘어 과반 달성에 근접했다. 2016년 20대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네 번째 전국 단위 선거에서 승리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것. 4연속 승리 기록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에서 연속 승리했던 한나라당도 2010년 지방선거에선 패배했다.


○ 코로나 국난 극복에 일단 힘 실어준 민심

민주당이 승리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주요 선거 이슈를 덮어버린 영향이 컸다. 문재인 정부 3년 차에 치러진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였지만 1월 말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이슈가 부동산 가격 급등,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논란 등 선거 주요 쟁점을 집어삼켰다는 것.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코로나19가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 문제로 확산되면서 경제 실정 이슈는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한국과 해외의 코로나19 상황이 역전된 것도 정권 심판론보다는 정권 지지론에 힘을 실어줬다. 코로나19 사태 초반이던 1월 말 여론조사(1월 28∼30일 한국갤럽 조사·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41%까지, 민주당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였던 34%까지 하락했다. 당시 미래통합당은 중국인 입국 금지 이슈를 앞세워 정부의 방역 실패를 집중 공격했다. 하지만 국내 확진자 수가 줄기 시작하면서 정부 여당에 대한 지지율도 반등했다. 대통령 지지율은 4월 둘째 주(7, 8일·한국갤럽 조사) 57%로 올랐고, 민주당 지지율도 두 달여 만에 10%포인트를 회복하며 44%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선거 프레임으로 ‘국난 극복’을 내세우며 이전 선거 때보다 늘어난 중도층 및 무당층을 중점적으로 공략했다. 2월 초로 예정됐던 선거대책위원회 체제 대신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를 꾸리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 위원장직을 맡겼다. 당 지도부는 선거 전날까지도 수도권 등 격전지를 중심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 달라”는 데에 메시지를 집중했다. 민주당이 ‘긴급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내든 것도 주효했다. 통합당이 “매표 행위”라고 비난하는 동시에 도리어 민주당보다 더 큰 규모의 지원을 주장하면서 민주당이 만든 프레임에 말려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 ‘오만 프레임’에 비상 걸린 지지층 막판 결집한 듯

동시에 민주당이 잘했다기보다는 ‘야당 복’ 덕분에 승리했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선거 직전까지도 20% 안팎으로 형성됐던 중도층이 선거 막판 막말 퍼레이드를 벌인 통합당 대신 민주당으로 대거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0대 총선과 달리 국민의당 등 확실한 제3정당 없이 범진보 대 범보수의 확실한 진영 대결 구도로 짜여진 선거판에서 통합당이 선거에 임박해 치명적인 실수들을 이어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막판까지 경합지가 많았던 수도권 중도층 표가 대거 빠졌을 것으로 예측된다. “예기치 않은 (막말) 파동 때문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세가 올라가다가 주춤하거나 꺾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던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의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민주당도 선거 막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여권 180석’과 이해찬 대표의 ‘과반 의석 가능’ 발언으로 막판 ‘오만 프레임’에 걸렸지만, 야당의 폭주 견제론이 먹히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게다가 민주당은 선거가 본격화되기 전에 악재를 겪으면서 일찌감치 ‘예방주사’를 맞았고 선거 막판에 상대적으로 실수를 덜 했다.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다가 ‘민주당만 빼고’ 역풍이 불자 2월 18일 공식 사과해 수습했고, 코로나 민심에 기름을 부었던 홍익표 전 수석대변인의 ‘대구경북 봉쇄’ 발언 논란이 불거진 것도 2월 말이었다. ‘조국 사태’ 및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은 해를 넘기면서 코로나19 사태에 가려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합당으로서는 중도층을 중심으로 ‘정권 심판론’을 제대로 점화시키지 못했다”며 “여권도 이번 승리에 도취되지 말고 선거 기간을 반추하고 더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윤다빈 기자


#21대 총선#4·15 총선#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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