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말 앞두고 백두산 등정·전원회의 개최…강경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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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4일 1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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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노동신문이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노동신문) © 뉴스1
4일 노동신문이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노동신문) ©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에는 군 간부들을 대동해 백두산에 오르고, ‘연말 시한’에 맞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하는 등 새로운 길을 향한 수순을 밟음과 동시에 시한이 다가오고 있음을 압박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 위원장이 지휘성원들과 동행해 군마를 타고 백두대지를 힘차게 달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말을 타고 백두산에 오른 것은 지난 10월16일(보도기준) 이후 49일만이다.

김 위원장은 혁명전적지들을 둘러본 후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을 언급하며 “우리가 어떤 각오를 안고 우리 혁명의 전취물을 지켜야 하겠는가,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를 이어서라도 끝가지 이 한길만을 가야하겠는가 하는 결심이 더욱 굳어진다”며 “마움과 어깨는 더더욱 무거워지지만 힘이 용솟음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군 간부들을 이끌고 백두산에 등정한 데다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연말 시한까지 미국의 전향적인 결단을 기다리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내적으로 강경한 군사 행보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날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및 혁명전적지 시찰 사진을 대방출 한 것을 두고 이번 산행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리설주 여사와 현송월 당 부부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등 고위간부들과 모닥불을 피우며 손을 쬐는 모습의 사진은 조부인 김 주석이 항일빨치산들과 모닥불을 피우며 항일의지를 다졌다는 부분을 모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속되는 대북제재 속에서도 자력갱생으로 ‘우리 살 길을 찾아 나가겠다’는 대미 압박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소식 공개 시점에 맞춰 이달 하순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한 점도 미국을 향한 압박이란 관측이다. 북한이 언급해 온 ‘새로운 길’의 구체적인 노선과 의도는 전원회의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본부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원회의가 개최되면 북한은 미국의 대북 협상태도와 남한 정부의 대북 태도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비핵화 협상 중단과 핵보유국 지위 강화 입장을 천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전원회의 개최는 지난 4월10일 제4차 전원회의 이후 8개월여만이다. 북한이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 소집한다고 밝힌 만큼 연말 시한이 마감된 데 따른 ‘새로운 길’의 구체적 윤곽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대내적 상황을 본다면 전원회의를 개최할 상황이 아니기에 이번 회의는 일종의 비상 전원회의의 성격을 띄고 있다”며 “비핵화 정세 국면하에서 대처방안이 다뤄지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북미가 연말 시한을 앞두고 상당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양측의 격해진 신경전으로 인해 일각에선 비핵화 협상이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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