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대통령행사기획자문위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두고 “내 지난 처지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탁 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들은 내 지난 삶의 한부분을 도려내어 그것이 나라고 흔들어 대며 온갖 저주와 혐오를 퍼부었다”며 “내가 십수년 전에 했었다는 혐오에 감히 비할바가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탁 위원은 지난 2017년 5월, 대통령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재직시 성(性)인식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07년 저서인 ‘남자마음설명서’에서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라는 등의 여성 비하적 표현으로 비난을 받았다. 대담집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는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 같은 대목이 구설에 올랐다. 특히 ‘첫경험’과 관련해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한 살 아래 경험이 많은 애였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탁 위원은 “그들은 근엄하게, 천박하게, 그리고 아주 비겁하게 나를 때렸다. 나는 사과했지만, 이미 수년전 부터 해왔지만 애초에 사과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결국 그들이 요구하던 나의 사과는 사퇴를 끌어내는 과정에 불과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당신들이 공격하는 나의 과거에는 어떤 맥락이 있었다고, 일부는 사실이 아니고 일부는 생략되거나 과장되었다고 매일 밤 끝없이 변명하고 싶었다”면서 그들은 정파적으로, 정치적으로, 의도적으로, 오독했다. 그리고 오독의 최종목표는 실체의 내가 아니라 그들이 그리는 그런 사람인 ‘나’로 만드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탁 위원은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누군가의 지난 저작과 창작만으로도 한 사람과 그 사람의 의식을, 실행되거나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들도 얼마든지 어떤 방법으로든 비난하고 공격하고 찢어발기고 헤집어 놓을 수 있는 야만을 알았다”면서 “그 야만의 끝에서 그들에게는 내가 사람이 아니라 무너트려야 할 상징이었음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나는 상징이 아니라 사람이다. 몇 개의 단편으로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어떤’ 사실만으로도 판단될 수 없는 복잡하고 존엄한 사람”이라며 “조국 교수도 그러하며 그의 가족도 그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의 상처를 위로하고 싶다”며 “사람들에게 도구로서의 그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그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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