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개천절 공식 일정 없이 현안 점검…북미 협상 주시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3일 0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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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북미 실무협상 앞두고 대화 진전 방안 모색
北 미사일 발사에 고심…협상 동력 유지에 주력
보수단체 광화문 '조국 퇴진 집회'도 주시할 듯
경제 상황 점검도…4일 경제단체장들과 오찬

문재인 대통령은 개천절 휴일인 3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청와대에서 국내외 현안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5일 열리는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 관련 사안을 보고를 받고 북미 대화를 진전시킬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일 최선희 외무성 1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조미(북미)쌍방은 오는 10월 4일 예비접촉에 이어 10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같은날 실무협상 개최 사실을 확인했다.

양측은 구체적인 협상 장소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판문점과 평양 등 한반도 내에서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북미 대사관이 모두 있는 유럽이나 동남아 국가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유럽이나 동남아에서 협상이 진행될 경우 우리 정부의 관여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미간 사전 협의를 통해 비핵화 해법 등을 조율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 실무 협상을 앞두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문 대통령의 고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북한은 2일 오전 강원도 원산 북방 일대에서 동해 쪽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청와대는 SLBM의 시험 발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을 진행 중이다.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SLBM은 정확한 발사 지점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게임 체인저’로 평가 받는다. 북한은 미국과의 실무 협상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이번 무력 시위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우리 군이 전날 국군의날 행사에서 F-35A스텔스 전투기를 처음 공개한 것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거리는 약 450㎞로 탐지됐다. 전형적인 고각발사로, 정상 발사를 했다면 1500~2000㎞가량 비행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올해 들어 단거리 미사일 만을 발사해 왔지만 이번에는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이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논란이 일면서 북미 협상에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배경과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북미 실무협상이라는 대화의 동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부분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보수단체의 ‘조국 사퇴’ 집회도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들로 구성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번 집회는 지난 주말 열린 여권 지지층의 서초동 촛불 집회에 대한 ‘맞불 집회’ 성격이다. 주최 측은 100만명 이상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오는 5일에는 서초동에서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여권 지지자들의 촛불 집회가 다시 열린다. 청와대는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보·보수 간 세대결로 확전되면서 사회 갈등이 심화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관련 수석실을 중심으로 집회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집회가 끝난 후에도 공식 입장은 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최근 수출 부진과 마이너스 물가 등 국내 경제에서 감지되고 있는 이상 징후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7% 감소해 10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경제 활동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가 모두 동반 부진에 빠진 셈이다.

정부는 확장 재정 정책 등의 효과가 나타나는 올해 하반기 이후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아직 실물 경제에서 회복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4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경제 위기론’에 대한 경제인들의 의견을 듣고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경기 부진 등에 대한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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