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환 “바른미래 혁신위원장 사퇴…당 깨려는 ‘검은 세력’ 규탄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1일 1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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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바른미래당 주대환 혁신위원장이 손학규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내용의 당 쇄신안이 혁신위에서 의결되자 이에 반발해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에서 계파갈등이 재현됐다”며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해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대해서 규탄한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또 “혁신위원 중 절반이 당의 미래 비전을 내놓지 않고 계속 ‘손학규 퇴진’만을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손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며, 그가 주장한 ‘검은 세력’은 손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안철수 전 의원계와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계를 의미한다. 이날 울산 당원간담회 행사에 참석한 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낙심한 주 위원장이 그만두겠다고 말렸지만 제가 비행기에 타고 있는 사이에 사퇴발표를 해버렸다”고 했다.

혁신위는 전날 자정까지 마라톤회의를 통해 △비전 공청회 △손 대표 재신임을 묻는 국민·당원 여론조사 △최종평가로 이뤄지는 ‘혁신안 3단계’를 의결하고 이날 오후 언론에 발표할 예정이었다. 각 계파에서 추천한 혁신위원 총 9명 가운데 5명의 찬성으로 혁신안이 의결됐다. 하지만 주 위원장이 돌연 “검은 세력의 조종”이라며 의결안을 엎고 나선 것.

바른미래당 이기인 혁신위 대변인은 주 위원장에 이어 10여분 뒤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 전원이 현 지도체제로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공감대는 분명하게 있었다”며 “주 위원장 개인의 거취표명으로 치부하고, 혁신위는 전날 의결한 혁신안을 고수해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손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김소연 혁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혁신안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주 위원장이 사퇴했지만, 남아있는 혁신위원들은 당초 계획대로 12일 최고위회의에 해당 혁신안을 안건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라 당분간 계파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최고위에서 표결에 붙인다면 최고위원 9명 중 5명이 손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어 의결될 가능성도 있지만, 손 대표가 아예 안건채택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주 위원장의 돌출행동으로 당 혁신 작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후임자 인선 문제를 최고위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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