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이모와 통화하게 전화 빌려달라”…어디 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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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9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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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 (독자 제공) 뉴스1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 (독자 제공) 뉴스1
강원도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 선박 승선원 4명 중 2명은 애초에 귀순 목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중 1명은 서울에 사는 이모의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를 손에 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 목선은 15일 오전 6시 50분께 주민이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신고자는 차림새가 특이한 것이 수상해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고,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서 왔다”고 답변했다.

당시 북한 주민 4명 중 2명은 방파제로 올라와 1명은 서 있고, 다른 1명은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명은 인민복(1명), 얼룩무늬 전투복(1명), 작업복(2명) 차림이었고 모두 민간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방파제로 올라와 서있던 1명은 주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요청했는데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손에는 이모의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가 들려 있었다고 한다.

해당 북한 주민의 이모는 과거 탈북해 서울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명은 처음부터 귀순 의도를 갖고 출발했다고 진술했으며 나머지 2명은 본인 의사로 전날 북한으로 송환됐다.

이들이 타고 온 목선은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했으며 10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오징어 조업 중이던 어선군에 합류, 위장 조업을 하다 NLL을 넘어 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귀순 의도를 다른 어선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바다에 그물을 내렸다 올리기를 반복하며 기회를 노렸다.

12일 오후 9시께 NLL을 넘은 목선은 13일 오전 6시께 울릉도 동방 30NM노티컬마일(55㎞) 해상에서 정지, 같은 날 오후 8시께 기상 악화로 잠시 표류했다.

이후 다시 엔진을 켜 최단거리 육지 방향으로 항해를 해 14일 오후 9시께 삼척항 동방 2∼3노티컬마일(3.7~5.5㎞)에서 엔진을 끈 상태에서 다시 정지하고 대기했다. 야간에 해안에 접근할 경우 군의 대응사격을 우려해 동이 트기를 기다린 것이다.

선박은 15일 날이 밝자 삼척항으로 출발했으며, 오전 6시 22분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 끝부분에 접안했다.

이어 오전 6시 50분께 주민이 발견해 112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은 112에는 동해 해양경찰청으로 신고, 해경이 출동해 오전 7시 35분 목선을 동해항으로 예인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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