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은 변화 중…“불친절? 옛날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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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8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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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0%올라”…외지서 빈 건물있는지 확인 와
강원도, 2021년까지 1743억 투입…기대감 드러내

[편집자주]3월1일은 국방부의 병사 평일 외출 제도가 전면시행된지 한 달째 되는 날이다. 뉴스1강원본부는 군부대가 많이 몰려 있는 접경지역 및 동해안지역 지자체의 ‘군심잡기’ 정책과 장병 맞이 접객업소들의 변화를 알아본다.

“PC 규모는 지금보다 2배로 늘리고 음식까지 조리해 판매 할 예정입니다. 알바도 고용할 계획입니다.”

국방부의 병사 평일 외출 전면시행 한 달. 우리나라 최전방 접경지역인 강원 화천군 상권이 젊은 층에 맞게 변화의 움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7일 화천군 상서면 산양리 사방거리에 들어서자 최근 교체 한 것으로 보이는 알록달록 LED 간판들이 줄지어 눈에 들어왔다.

‘즐거운 평일 외출, 화천군민이 앞장섭니다’라고 적힌 현수막도 반겼다.

조금 더 들어가니 큰 진동 소리를 내며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건물도 보였다.

사방거리는 화천읍에서 자동차로 20분 걸리는 최전방 중 최전방이며 군인들의 소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지역이다. 인근에만 30여개 크고 작은 부대가 있다.

이 작은 시골마을에 2017년 군장병을 위해 작은 영화관인 DMZ시네마도 들어섰다.

최근에는 그 옆에 ‘DMZ PC방’이 생겼다. 사장 오모씨(46)는 외출 병사들을 겨냥해 고사양 게임까지 돌릴 수 있는 컴퓨터 시설을 갖췄다.

오씨는 “조만간 벽을 터 100석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음식까지 조리해 판매하는 ‘PC토랑’ 설비를 갖추기 위해 벤치마킹까지 다 끝냈다”고 말했다.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공기청정기, 편의시설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도 했다.

5년간 비어 있다가 평일 외출 훈풍을 타고 새롭게 단장한 건물도 눈에 들어왔다.

카페 ‘산책’은 옛날 다방 같은 인테리어가 아닌 젊은이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인테리어로 발길을 유도했다.

사장 윤보라씨(27)는 “평일 외출 시행 이후 매출이 50% 이상 올랐다”며 “인테리어를 직접 설계했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광웅씨(55)는 “평창올림픽 때는 주방, 화장실 등 내부시설을 개선했다면 이제는 경관까지 신경써 주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근 한 상인은 요즘 빈 상가를 찾을 수 없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외지에서 빈 건물이 있는지 확인하러 온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외출 장소인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거리에는 혹한기 훈련을 마친 장병들을 위로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도로 상공을 가로지르며 군데군데 걸려 있었다.

사창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병사들이 간부들과 함께 왔지만 이제는 외출 받아 혼자 온다”고 말했다.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인식도 개선됐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상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 등은 예전 ‘외박지역 폐지 논란’을 계기로 상인들이 장병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특히 불친절과 바가지 요금은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자체의 계도와 교육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한다.

이처럼 시대가 흐르고 국방정책 변화에 따라 지자체도 전방위적으로 예산을 들여 접경지역을 변화시키고 있다.

강원도는 5개 접경지역(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에 2021년까지 사업비 460억원을 들여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

무엇보다 상인들의 인식개선을 위해서는 기존 집합식 교육에서 벗어나 1:1 맞춤형 서비스 교육과 경영 개선 컨설팅을 추진한다.

지난해 군 장병 설문조사 결과 바가지 요금과 반말, 불친절 등이 가장 큰 불만으로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이와 함께 2019년까지 750억원을 투입해 사방거리를 포함한 5개 접경지역에 지역특성을 살린 경관 및 환경 정비에 나선다.

도는 군장병의 평일 외출과 외박지역 제한 폐지에 대비해 타지 유출을 막기 위한 편의시설 조성도 계획했다.

도는 올해 말까지 80억원을 들여 군장병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VR체험장, 스크린야구장, 만화카페, 휴게실 등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숙박업소 개선, 홈페이지 구축 등 접경지역에 투입되는 예산만 총 1743억원에 이른다.

화천군은 버스를 증차하고 영화관 시간표를 조정하는 등 민·군·관 상생발전을 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장병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화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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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강원 화천군 상서면 산양리 사방거리에 군장병 평일외출을 반기는 현수막이 걸려있다.2019.2.27/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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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거리 한 pc방. 최고 사양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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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화천군 사창리 모습.2019.2.27/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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