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송영무, ‘여자 일생 자기 뜻대로 안 돼…딸 조심 시킨다’ 말에 더 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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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10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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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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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10일 ‘여성들이 행동거지라든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겨냥해 “여당이기는 하지만 잘못하면 비판 받아야 된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송영무 장관이) 해명은 했다. 해명 내용은 ‘여성에게 책임 있는 것처럼 [여성의 행동거지를 조심하라]는 것이 들어가 있으면 안 된다’라고 하려고 했는데 말을 빨리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송영무 장관의 해명에도) 국민들이 납득이 잘 안 간다라고 얘기하는 이유는 작년 11월에 JSA에서 판문점에 있는 병사들을 상대로 식사 전에 한 말씀 하시다가 ‘여성의 미니스커트가 짧을수록 좋지’(라고 하셨다)”면서 “그런 발언을 해서 한번 고충을 치렀던 분이라 이게 일맥상통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저는 그 (여성들이 행동거지라든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발언보다도 그다음 발언이 더 문제였다고 본다”면서 “(송영무 장관에게) 따님이 있으시더라. 따님이 있는데 ‘우리 아내가 우리 딸애한테 이렇게 얘기하더라. 여자의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다. 이것을 깨닫게 해줘야 된다’라고 했다는 거다. ‘그래서 정말 여러 가지로 조심시킨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저는 이거를 보면서 사실은 더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딸은 없지만 이렇게 얘기를 해야 한다. 여자의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으니 딸에게 이것을 깨라고 얘기하는 게 맞다. 그런데 그걸 깨닫게 하라고 하는 얘기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혜화역에 모여서 분노하고 있는 여성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차별받고 있고 고통을 느끼고 있는 여성들에게 이게 무슨 소리냐”면서 “(장관이 할 발언은) 절대 아니다. 이제는 우리 시대 아버지가 할 얘기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앞서 전날 송영무 장관은 서울 육군회관에서 열린 성고충전문상담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군내 회식 규정을 언급하며 “회식 자체에 대해서 승인을 받게끔 한다”며 “그런 것도 어떻게 보면 여성들이 행동거지라든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부인이 평소 딸을 교육할 때 하는 말을 인용하며 “여자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다. 이걸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도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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