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마중부터 배웅까지…드라마로 시작된 유인촌의 ‘17년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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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23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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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전 장관. 사진=동아일보DB
유인촌 전 장관. 사진=동아일보DB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서울동부구치소로 압송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15일 새벽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을 때도 이 전 대통령을 마중하며 곁을 지켰다.

유 전 장관은 22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이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해 법원의 영장심사 결과를 함께 기다렸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가 확정되고, 이 전 대통령이 자택에 도착한 호송차에 오르는 순간까지 그는 이 전 대통령 곁을 지켰다.

자택 차고를 통해 집 밖으로 나온 이 전 대통령은 호송차에 오르기 전 자신을 기더리고 있던 측근 몇몇에게 악수를 건넨 뒤 차량에 탑승했다.

이 전 대통령의 배웅길에서 유 전 장관은 굳은 표정을 유지했으나 불편한 심경을 대변하 듯 눈썹을 찡그리기도 했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14일 검찰에 소환돼 약 21시간에 걸친 밤샘 조사를 받은 후 15일 새벽 6시25분께 귀가한 이 전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빗속 마중도 마다하지 않았다.

당시 유 전 장관은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효재 전 정무수석,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을 마중했다.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조사부터 구치소 수감까지의 과정을 함께 한 유 전 장관의 모습에 일각에서는 ‘의리’라고 평했다.

이 전 대통령을 향한 의리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유 전 장관은 약 27년 전 이 전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었다.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 배우로 활동하던 유 전 장관은 1991년 당시 건설사 대표였던 이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KBS2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이 전 대통령을 본 뜬 인물이자 주인공 박형섭 역을 맡으면서 이 전 대통령과 관계를 쌓기 시작했다.

드라마 출연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의 관계는 이후에도 쭉 지속됐다. 2004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유 전 장관이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당시 설립한 ‘서울문화재단’의 첫 이사장직을 맡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졌다.

이후 유 전 장관은 17대 대선 후보였던 이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이 전 대통령의 당선 후인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유 전 정관은 2011년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 그해 7월 이 전 대통령이 신설한 대통령문화특별보좌관을 맡으면서 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며 이 전 대통령과 뜻을 같이 했다. 약 5개월 간의 짧은 특보직이었으나 유 전 장관은 당시 이 전 대통령에 문화정책에 대해 조언하며 장관급 예우를 받기도 했다.

그는 2014년 배우로 복귀, 방송과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으나 이후에도 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23일 110억 원대 뇌물수수 등 10여 가지 혐의로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2013년 2월 퇴임한 지 5년 1개월 만으로, 이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구속 수감된 네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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