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정당 아녔으면, 국정농단 단죄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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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6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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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에 잔류한 의원들에 대해 "당을 잘 추스려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선 바른정당이 겪고 있는 진통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지난해 12월, 그분들이 아니었더라면 과연 국정농단을 단죄할 수 있었을까 하는 마음과 그분들이 정당을 만들어 걸어온 지난 10개월이 의미 있는 길이라고 공감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힘들지만 오래 참고 있던 몇 마디를 하려 한다"며 "요 며칠 외국 방문 중에 저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건 안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어떤 이들은 제가 적폐청산을 반대한다고 공격한다. 정치적 공격은 두렵지 않지만 짚을 건 짚고자 한다"며 "저는 청산과 결산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권이 바뀌면 이는 필연적인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적폐청산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정부 운영능력의 부족을 덮는 수단이 되는 것을 경계하자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시 말해, 적폐를 청산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폐청산'이란 정치기술을 배척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제가 프랑크푸르트에서 한 말은 이거다"라며 "'독일과 이스라엘 같은 나라들은 기술혁명을 향해 모두 합심해 달리고 있다. 우리 정치가 지금 같아선 미래가 없다. 민주당은 전정부, 전전 정부를 파헤치고, 자유한국당은 노무현, 김대중 정부를 뒤집으려 혈안이 돼 있다. 복수하려고 집권한 게 아니라면 이러면 안 된다고 본다'라고 했다. 현지 공관장이 독일의 현황을 설명하고 나서, 별도로 이어진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내 정치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의 한 중진의원께서 대놓고 저를 공격했다"며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을 언급했다.

안 대표는 "안민석 의원을 고발한 게 적폐에 소극적이란 뜻이라고 했다"라며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이다. '당의 행보와 장래가 우려된다'고도 했다. 대선에 패한 후보가 대표에 나온 것이 비정상이라고 하는 비판을 넘어 '당선된 것이 비정상'이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해할 수 없는 논법이다. 또 당대표는 무슨 말을 해도 듣고 앉아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저의 당선이 비정상이면 선출한 당원이 비정상이라고 보고 계신 건데, 그 정도면 그런 정당에 계신 것이 무척 불편할 거란 생각마저 든다"라고 밝혔다.

또 "제가 'MB구속수사' 반대한다고 규정하고 엉뚱한 공격을 하는데, 제가 하는 말은 '적폐청산의 구호를 앞세워 분위기로 몰아갈 게 아니라, 엄정한 증거를 들이대고 법과 절차대로 처리하라'는 것이다. 몰아가기 정치하지 말고 사법적 소추를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비정상의 언급들 속에는 늘 전가의 보도처럼 '호남민심'이 동원된다. 하지만 제가 듣는 호남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국민의당이 더욱 강해져서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이 되고 집권의 희망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민주당 들러리 서는 역할 하다가 소멸되라고 요구하는 건, 호남의 민주당 지지자들 희망인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특정인 극렬 지지세력의 온라인 여론 농단에 눈 돌릴 여유조차 없다. 국민의당과 안철수는 지금 우리 지지자와 좀 더 강해지면 지지하겠다는 잠재 지지자를 보고 묵묵히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일(한국시간) 안 대표는 독일 방문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권 때려잡느라고 정신이 없다. 복수하려고 정권을 잡았느냐. 나라를 잘 되게 해야지 무슨 복수를 하려고"라고 말했다.

이후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은 국민의당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모인 메신저 앱 '바이버'를 통해 안 대표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유 의원은 "대선에 패배한 사람은 반성하고 자숙해야 정상"이라며 "(국민의당이 최순실 재산환수에 소극적인 것처럼 잘못 말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잘못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사과한 이상 그를 고발까지 하는 것은 적폐청산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최근 안 대표의 '복수' 발언까지 겹쳐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같이 경쟁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직설적으로 비판해서 개인으로나 당으로서나 얻을 게 뭐가 있을까"라며 "특히 다른 정책들은 몰라도 적폐청산은 당연히 철저하게 하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대표는 안보와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동력인 '혁신경제'를 주제로 3박 5일 일정의 독일·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7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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