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평창올림픽 계기로 한미훈련-北핵도발 중단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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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부른 문재인 정부 인사 발언]사견 전제로 中의 ‘쌍중단’과 유사한 제안
“제재와 대화 모순 안돼”… 북미대화 강조도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사진)가 김정은의 핵 폭주에도 불구하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축소 필요성을 또다시 언급했다.

문 특보는 29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코리아 글로벌 포럼’에서 사견을 전제로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은 핵 및 미사일 활동을 중지하고 한미는 군사훈련의 축소 또는 중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포럼은 통일부와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 아산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북한이 도발을 멈추면 내년 3∼4월 실시될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등 한미 군사훈련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한 관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양측의 이런 조치는 평창 올림픽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안전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겨냥해 ‘사상 최고 초강경 대응’을 공언한 상황에서, 별다른 추가적 북핵 억제 없이 중국이 주장해 온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 동시 중단)과 유사한 제안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특보는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제재 및 압력, 그리고 대화 및 협상은 모순되지 않는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의도를 명백하게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북핵의 위협 속에서 우리는 북한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언급을 세심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앞서 문 특보는 27일 동아시아미래재단 주최 토론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한미 동맹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전쟁은 안 된다’고 한다”고 말해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그의 특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문정인#문재인 정부#한미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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