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조국 나와라” 與 “출석안돼”… 고성-삿대질 ‘난장판 운영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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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與 없이 “인사검증 실패 따질 것” 중간에 온 與 항의… 野 “왜 큰소리냐”
與 결국 퇴장… 다른 상임위도 파행

20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장에서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오른쪽)의 회의 진행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야권이 이날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의 운영위 출석을 의결하려 
하자 여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0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장에서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오른쪽)의 회의 진행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야권이 이날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의 운영위 출석을 의결하려 하자 여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문재인 정부 내각 인사 문제를 둘러싸고 야 3당이 20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개최했지만 여야 간 고성과 삿대질만 오간 채 파행으로 끝났다. 8개월 전 우병우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운영위 출석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했던 여야는 정권이 바뀌자 공수만 바꾼 채 ‘도돌이표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이날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겠다며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조현옥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의 운영위 출석 의결을 시도했다. 오후 2시 15분경 회의가 시작됐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첫 발언자로 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나서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조국 수석과 조현옥 수석,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반드시 출석시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오만함을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 발언 도중 회의장에 입장한 민주당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운영위원장인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왜 늦게 들어와서 큰소리냐”고 제지하자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반말하지 마라. 이게 정상적인 회의냐”고 따졌다. 이후 야당 의원들이 “발언하고 있는데 뭐 하는 것이냐”고 비난하자 여당 의원들이 “안건도 없이 왜 회의를 열었느냐”고 받아치면서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법 절차를 무시한 채 운영위를 소집했다”고 항의하며 오후 3시경 모두 퇴장했다.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해 10월 20일 우 전 수석이 운영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자 민주당은 “동행명령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현 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국감이 아닌 우병우 개인 청문회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권 흔들기용 증인 채택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섰다. 민 의원을 향해 민주당에선 “청와대 대변인처럼 얘기하느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국회 관계자는 “정권 교체로 처지가 뒤바뀌었다지만 180도로 딴소리를 하고 있어 서로 민망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나머지 상임위원회도 파행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있는 국토교통위는 간사 간 합의가 불발돼 21일 다시 상임위 개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최근 지명된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의결해야 하는 다른 상임위들도 모두 열리지 않았다.

국회가 사실상 마비되자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인사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안, 민생이 분리돼서 진행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 수석은 ‘인사청문회는 참고용’이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을 진화하느라 진땀을 뺐다. 전 수석은 정 의장과의 회동 직후 “본의와 취지가 다소 잘못 전달된 점이 있었고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전 수석은 이날 야당 지도부는 만나지 않았다. 전 수석은 “여야가 협의할 현안이 있으므로 (청와대가) 끼어드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송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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