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먼 평양 도착한 날… 北, 억류 미국인 1명 석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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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 “트럼프 지시로 석방 이뤄져… 로드먼 방북은 美정부와 관계 없어”
로드먼, 베이징서 “北의 문 열것”

북한이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23)를 억류 17개월 만에 석방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13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그가 풀려나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악동’ 데니스 로드먼이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을 방문했다. 웜비어 씨의 석방과 로드먼의 방문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경색 국면이던 미북 관계에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는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틸러슨 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으며 미국은 북한에 억류된 다른 미국인들의 석방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웜비어 씨는 지난해 1월 북한을 여행하던 중 북한 내 숙소인 호텔에서 ‘김정일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억류돼 같은해 3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북한에는 북-중 간 무역활동을 하던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박사 등 3명의 미국 국적자가 억류된 상태다.

웜비어 씨 가족들은 워싱턴포스트에 “아들이 북한에서 1년 넘게 혼수상태로 있다가 풀려났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정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국무부의 발표는 로드먼의 평양 도착 이후 이뤄졌다. 로드먼은 이날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북은 (북한의) 문을 열려는 것”이라며 “내 방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꽤 기뻐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둘 다 원하는 것을 달성하려고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로드먼은 ‘북한에서 달성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목요일(15일) 다시 보자”고 말해 이번 방북이 2박 3일의 짧은 일정으로 추진된 것임을 시사했다.

로드먼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등 오랜 인연이 있어 트럼프의 메시지를 갖고 방북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무부는 로드먼의 방북은 미 행정부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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