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요리사 “김씨 일가 등 北 권력층, 호화 요트에서 여성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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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22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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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니스씨의 묘사를 바탕으로 재연한 그림이미지. 사진: 데일리 스타, 에르마노 후라니스 제공.
후라니스씨의 묘사를 바탕으로 재연한 그림이미지. 사진: 데일리 스타, 에르마노 후라니스 제공.
북한 강원도 원산 선착장의 고급식당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한 이탈리아인 요리사가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김 씨 일가 등 고위층이 이용한 호화요트의 내부 시설에 대해 증언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 보도했다.

김정일 정권 시절 이 요트를 이용하는 최고 권력층의 전용 요리사로 근무한 에르마노 후라니스 씨는 “김정일 정권 시절 요트의 존재 자체가 비밀이었으며 요트 안을 보려고 할 때마다 경호원들이 고개를 돌리라고 했다”고 RFA에 말했다.

후라니스 씨의 증언에 따르면 1997년 원산에 정박해 있던 호화 요트는 큰 수영장과 3층 높이의 숙박시설, 감시탑으로 이뤄졌다. 요트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꼬리 부분에 승선장 입구가 있었으며 요트를 방문하는 최고 권력층은 내부 숙박시설 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가 최근 영국 언론에 제공한 요트 묘사 그림을 보면 숙박시설 꼭대기에서부터 요트 내부 수영장의 중앙까지 거대한 미끄럼틀이 연결돼 있다.

그는 “요트에는 여성 여러 명이 자주 방문했으며 그 중 일부는 요리사들이 쓰는 숙소 건물에서 함께 지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여성들은 저희에게 먼저 인사할 정도로 사교성이 좋았는데, 어느 날부터 인가 저희를 피하기 시작했다”며 “누군가가 여성들에게 외부인과의 접촉을 피하라고 지시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후라니스 씨는“그 여성들이 북한 권력층을 위한 접대원들이며 요트에서 그들이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소문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건물내부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에도 여전히 원산 선착장에 요트가 정박해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버지의 요트를 그대로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간이 흐른 만큼 현재 요트 내부시설은 훨씬 더 사치스러워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지난 2월 북한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RFA에 출연, 지난해 10월 촬영된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남포항에서 길이 약 50m의 호화 요트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멜빈 연구원은 “당시 김정은 제1비서가 이 요트를 타고 해군 함정들의 퍼레이드를 지켜봤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 고위층에게 제공한 요리와 관련해 “근무 당시 북한 고위층이 이탈리아식 반건조 소시지가 들어간 살라미(Salami) 피자를 아주 좋아했다"며 "고위층은 기다리는 것을 싫어해서 항상 주문할 때 좋은 품질의 피자를 최대한 빨리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후라니스 씨는 이 같은 내용 등 북한 생활 경험을 담은 책을 곧 출간할 계획이라고 RFA는 덧붙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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