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요인에 “국민 힘 모아달라”… 소통으로 개혁동력 얻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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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靑 초청해 순방성과 설명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정의화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완구 국무총리 등 5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중동 순방 성과를 설명했다. 역대 정부에서는 대통령 순방 직후 5부 요인을 초청하는 일이 종종 있었으나 현 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다가오는 ‘제2의 중동 붐’이 우리 경제의 재도약으로 이어지려면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러분께서 경제 재도약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과 5부 요인의 만남은 정 의장의 요청을 박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정 의장은 지난해 12월 15일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정상외교를 하고 난 뒤 최소한 3부 요인이나 5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그간 있었던 일을 설명해 줘야 한다”며 “국회의장이 언론보도만 보고 (대통령의 소식을) 안다는 것은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13일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정 의장의 요청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권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지지율이 바닥을 친 뒤 소통 행보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요즘 대통령에게 일정과 관련한 건의를 올리면 곧바로 ‘하자’는 반응이 내려온다”며 “예전에는 반응이 없거나 ‘꼭 해야 하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대통령 스스로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취임 이후 청와대 분위기도 상당히 달라졌다. 최근 한 수석비서관이 박 대통령에게 보고할 내용을 이 실장에게 전달하자 이 실장은 수석비서관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 실장은 “내용을 잘 모르는 내가 보고하면 오히려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각 수석실의 비서관들과 별도의 식사자리를 마련하는가 하면 각 비서관실을 방문해 행정관들과도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내부 소통부터 활발히 하겠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과 이 실장이 소통 행보를 강화하는 것은 정권의 성패가 달린 개혁과제를 추진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집권 3년 차 상반기는 개혁과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적기(適期)다. 이 기간 안에 가급적 공무원연금 개혁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다.

상당한 반발이 예상되는 개혁과제를 밀어붙이려면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소통행보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개혁과제를 성공시키는 ‘국정의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총리가 전날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깨끗한 정부’ 이미지를 강화해 개혁과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5부 요인 초청’으로 시작된 박 대통령의 소통 행보가 개혁동력 확보로 이어질지는 17일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동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 활성화와 개혁과제를 두고 여야가 일정 부분 합의를 이룬다면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회동 이후 오히려 여야 간 파열음이 커진다면 내년 4월 총선 전 마지막 선거인 4·29 재·보궐선거 국면과 맞물려 개혁의 ‘골든타임’을 다시 놓칠 수도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5부요인#박근혜#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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