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 8개월만에 공개석상에 처음 얼굴을 드러냈다. 10일 자신의 측근인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이 모친상을 당하자 4시간 반 가량 걸려 장례식장을 방문한 것. 손 전 고문은 지난해 7월 수원 팔달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전남 강진 토굴에서 칩거해왔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인천 계양구의 장례식장에서 “신학용 의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조금이라도 마음에 위로라도 해주려고 왔다”며 “문상 온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주로 자연하고 벗하고 지낸다”며 “(마음을) 비웠으니까 편안하고 안 편안하고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자신의 근황과 관련된 질문에는 “더 이상 말하면 인터뷰가 된다”며 철저하게 말을 아꼈다. 그는 강진에서 칩거하며 신문, TV, 인터넷 등은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상주인 신 의원이 “제 문상 핑계대고 다시 나오시려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손 전 고문은 신 의원을 향해 “아직도 수양이 안 됐다. 문상을 왔으면 와주셔서 고맙다고 해야지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은 신 의원에게 “어려움 많이 겪고 있는데 잘 이겨내도록 해라. 자식 도리를 다 했다”고 위로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문상을 온 박지원 의원과 마주치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이 “요즘 어디계시냐”고 묻자 박 의원은 웃으며 “가만히 앉아있다”고 했다.
손 전 고문은 1시간 가량 자리를 지켰다. 이찬열 최원식 의원과 전혜숙 김유정 전 의원 등이 함께 왔고 함께 소주를 나눠 마시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은 정계 은퇴를 선언한 뒤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취임한 문재인 대표도 손 전 고문 방문을 추진하는 등 당 안팎에서 무게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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