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THAAD배치 잰걸음 뒤엔… “北 미사일 3종세트 급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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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문가들 “美위협 수준” 분석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의 한국 배치를 서두르는 이유는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미국 본토에 이르거나 주한미군기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고, 실전 배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이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다탄두미사일(MIRV)로 이어지는 미사일 기술 개발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미사일방어(MD) 체계 무력화하는 MIRV 개발 수준은?

9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ICBM에 이어 SLBM과 MIRV 기술까지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한 국가가 핵미사일 타격 능력, 즉 핵탄두 소형화와 함께 어느 곳이든 미사일을 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ICBM-SLBM-MIRV’ 보유 여부다. 특히 MIRV는 1기의 미사일에서 여러 개의 핵탄두가 분리되기 때문에 요격 시스템으로도 방어하기 힘들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2020년대에 구축하려는 목표로 추진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와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성택 GK전략연구원 핵전략연구센터 소장은 “통상적으로 미사일 기술은 ICBM, SLBM, MIRV 단계로 진화하지만 개발은 동시에 시작한다”며 “현재 북한은 ICBM 개발 완성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두 기술 개발이 마무리되면 실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 안보전문 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이 북한의 SLBM 개발 가능성을 뜬금없이 언급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일각에선 북한이 11월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창리의 새로운 미사일 발사대가 신형 ICBM이나 MIRV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국방부는 아직은 북한이 SLBM이나 MIRV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SLBM이나 MIRV 기술은 현재 미국과 러시아 등 소수 국가만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군 소식통은 “SLBM은 골프(3500t)급 잠수함에만 장착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북한이 현재 보유한 로미오(1800t)급에 SLBM을 장착하는 단계에 근접한 걸로 알고 있다. 최근 미사일 실험엔 해상과 유사한 조건들을 상정한 실험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위성추적 정밀도 갖춘 단거리 미사일도 구축한 듯

미국이 위협을 느끼는 북한의 또 다른 비대칭전력은 북한이 새로 개발한 단거리 미사일. 북한은 올 들어 총 111발의 중·단거리 발사체를 시험 발사했다. 전년보다 10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북한이 6일 동해로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도 지난달 14일과 이달 1일에 발사한 것과 같은 신형 전술미사일(KN-02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시험 발사를 비약적으로 늘린 것은 주한미군기지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미사일 개발이 막바지에 왔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하고 있어 사전 탐지도 쉽지 않다. 북한이 개발한 신형 전술미사일은 210여 km 내외로 사거리 조절이 가능하고 위성항법장치를 활용해 정밀 타격에 나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통상 미사일 전력의 실전 배치가 가능해지면 통수권자가 직접 통제하기 위해 로켓사령부를 구성한다. 북한의 전략로켓사령부도 이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미국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실제적인 위협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미국#고고도미사일방어#THAAD#북한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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