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무성-서청원 이번엔 ‘유명산 등산모임’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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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측 “홍문종 지지 산악회 행사”… 金측 “洪 내세운뒤 徐 배후 조종”
洪 “오해 소지 있다면 모임 재검토”

7·14전당대회와 관련한 새누리당의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서청원 김무성 의원 측이 ‘줄 세우기’와 네거티브 선거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에는 주말 등산대회를 앞두고 세몰이용 당원 동원 여부에 대한 공방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당 핵심 당직자는 26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28일 경기 가평 유명산에서 등산모임을 하는데 경기도당원들을 강제로 동원시킨다는 취지의 내용 등을 담은 장문의 문자메시지가 왔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도 이 같은 제보 내용을 입수하고, 그 배후로 서 의원 측을 지목하고 있다. 핵심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버스를 동원하는 산악회는 서 의원의 전형적인 줄 세우기 방법”이라며 “경기도의 각 당협위원회마다 버스 1대를 집합시키라고 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 의원을 지지하는 경기도당 핵심 당직자는 이날 중앙당 선거관리위 핵심 인사에게 “2000명 집합을 목표로 대의원과 당원을 사실상 강제로 동원하고 줄 세우기와 세몰이를 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홍문종 의원이 나서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서청원 의원 측이 조종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자신의 직책과 이름도 밝혔다.

이 핵심 당직자는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와 잇단 총리 낙마 등의 상황에서 당원들을 강제로 동원하는 구태를 보이고 있어 제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서 의원을 구태 정치인으로 몰기 위한 김 의원 측의 ‘마타도어(흑색선전)’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의원은 ‘과거 대 미래’ 프레임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서 의원 측은 “전혀 관계가 없는 행사”라며 발끈하고 있다. 핵심 인사는 “김 의원 측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구태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김 의원이 세몰이를 위해 의원들과 밥을 먹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이달 중순 김 의원이 서울 여의도 한식당에서 70여 명의 의원과 만찬을 한 것을 재차 비판한 것이다. 이 인사는 “당초 주말에 청계산 또는 관악산을 등산하려고 했지만 경기 부천과 인천 지역 당협위원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한 것이 전부”라며 “유명산 모임은 홍 의원을 지지하는 산악회의 행사로 알고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이와 관련해 “전당대회와 상관없이 오래전부터 계속 하던 산악회 모임으로 나하고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면서 “내가 (당원 동원을) 지시한 것은 없으며 산악회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서 의원과 나와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으면 안 좋기 때문에 산악회도 행사 개최 여부를 다시 검토키로 했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새누리당#김무성#서청원#등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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